수천만원 할인·다단계 마케팅…눈물의 미분양 털이

페이백·계약축하금·안심보장제·환매조건부 분양 등

수도권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공사장에 수분양 시 혜택 제공을 알리는 걸개가 걸려 있다./전원준 기자

청약시장 침체로 미분양 아파트가 적체되면서 시행사와 분양 대행사들이 다양한 마케팅을 통한 '미분양 떨이'에 한창이다.

'페이백', '계약축하금' 등의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할인해주거나 고객이 다른 고객을 데려오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일종의 다단계 마케팅 기법이 활용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혜택을 받지 못한 기존 계약자와 업체 간 갈등을 빚는 사례도 적지 않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1월 입주를 시작한 대구의 '호반써밋 이스텔라' 아파트는 '5년 잔금 유예 혹은 선납 할인 혜택'을 내걸었다. 준공 후에도 일부 가구가 팔려나가지 않아서다.

분양가의 15%를 선납하고 나머지 85%를 5년 뒤에 납부할 수 있는 '5년 잔금 유예'나 잔금 유예를 하지 않으면 7000만원에서 최대 9300만원을 일시에 할인받을 수 있는 '선납할인'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업체 측은 이런 혜택을 내세워 10여가구를 계약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반대로 기존 계약자들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에 할인 분양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과도한 아파트 공급으로 미분양 적체가 심각한 대구에서는 이같은 현상을 심심찮게 확인 가능하다.

오는 7월 준공 예정인 동대구푸르지오브리센트(794가구)는 중도금 무이자 혜택과 함께 '페이백'이라는 이름으로 4000만원가량을 할인해줬다.

대구 힐스테이트대명센트럴 2차도 계약금을 10%에서 5%로 낮추고 계약축하금이라는 이름으로 약 20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계약조건이 변경될 경우 기존 계약자에게도 소급해 혜택을 똑같이 적용해주는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는 수도권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다음달 입주하는 서울 동작구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와 최근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 등이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를 내걸었다.

입주 시점에 시세가 분양가보다 낮을 경우 사업 주체에 되팔 수 있는 '환매조건부 분양'을 내건 단지들도 있다. 일종의 '환불' 개념이다. 2026년 입주하는 서울 강동구 길동 오피스텔 '강동역 SK리더스 뷰'는 작년 말 잔여 호실에 대해 '환매조건부 분양'을 내걸어 분양했다.

고객이 다른 고객을 유치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MGM(Members Get Members) 마케팅도 등장했다. 작년 말 분양을 시작한 경기 광명시의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뷰'가 그 예다. 인근 부동산 중개사무소가 이 아파트 계약을 알선할 때마다 건당 200만원의 인센티브를 제공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