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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용어] ‘화이트 사이트’와 구로동

[시사용어] ‘화이트 사이트’와 구로동

기사승인 2024. 03. 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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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객원논설위원
◇ 화이트 사이트

서울시가 서남권 대개조 구상을 발표하며 '화이트 사이트'(White Site)라는 말을 썼는데요. 도시를 개발하며 주거·상업·공업 등 용도지역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을 말합니다. 싱가포르의 도시계획 정책으로 이 지역은 개발업자가 용적률 범위 안에서 용도 구분 없이 자유롭게 개발하는데 고밀 종합개발에 적합합니다.

서울시는 영등포·구로·금천·강서 등 13곳에 규제를 풀어 주거·산업·상업 녹지를 복합 개발키로 했는데 이들 지역은 공장과 농지, 저층 주거공간이 많습니다. 과연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싱가포르는 화이트 사이트 정책을 1995년에 도입, '마리나 원'이라는 초고층 랜드마크를 탄생시켰습니다. 미국 뉴욕의 '허드슨 야드'도 같은 개념의 산물이지요. 서울시는 용산 정비창과 세운상가 지역을 복합 개발, 한국판 화이트 사이트인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을 구상하고 있는데 초고층 빌딩이 선다고 합니다.

서울시가 지정한 13곳은 낙후됐다는 소리를 듣고, 규제 완화 민원도 많은 곳인데 글로벌·산업·기술·주거의 명소로 탄생하면 서울의 얼굴을 바꾸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 넛크래커

'넛크래커'(Nut-Cracker)는 딱딱한 호두를 넣고 양쪽에서 힘을 가해 껍질을 까는 도구인데 호두(Nut)와 파쇄기(Cracker) 합성어입니다. 한 나라가 두 나라 사이에 끼어 힘을 못 쓰거나 압력을 받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1990년대 한국은 일본에 기술과 품질로 밀리고, 중국에는 가격에서 밀려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이 현상을 넛크래커라고 합니다. 반대로 기술이 앞서고 가격도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역(逆) 넛크래커'로 부릅니다.

언론은 미국이 인텔을 밀어주고, 일본이 대만 TSMC를 끌어들이자 한국 반도체가 넛크래커에 끼는 신세가 될 것을 우려합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뜻이지요. 대만과 일본의 합작, 미국의 인텔 지원으로 삼성전자가 어려움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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