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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DX로 불붙은 한화·HD현대… “임원 개입 정황” “억지주장”

KDDX로 불붙은 한화·HD현대… “임원 개입 정황” “억지주장”

기사승인 2024. 03. 0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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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5일 입장설명회 통해 "현중 임원 기밀유출"
HD현중 "수사 기록 등 일방적 짜깁기, 사실관계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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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8조원 수준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놓고 둘러싼 수주 전쟁이 HD현대-한화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국내 특수선 양강 구도를 구성하고 있는 양사는 그간 수차례 부딪혀 왔는데 올해 역시 방위사업청 심의에 이어 경찰 고발 상황에까지 이르면서 논란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방위사업청은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논란과 관련해 계약심의위원회 심의 결과를 공지하고 입찰 제한이 아닌 행정지도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한화오션은 "현대중공업의 조직적인 범죄행위"라고 날을 세우며 관련 임원을 경찰에 고발하는데 이르렀고, HD현대중공업 측은 "억지주장"이라며 맞선 상태다.

5일 서울 청계천로 한화빌딩에서 진행된 입장 설명회에서 한화오션 측은 방사청의 행정지도 의결 이유 중 '대표나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아 제재 처분할 수 없다'는 내용에 대해 "관련 증거가 있다"며 공무원 형사사건기록과 판결문 일부 등을 공개했다.

한화오션의 고발대상 역시 HD현대중공업 직원 9인의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에 관여한 당시 임원이다. 한화오션 측은 형사판결문을 통해 드러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군사기밀의 탐지·수집·누설 범행의 방법은 임원 등 경영진의 개입 없이는 그 계획 및 실행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양사의 갈등이 첨예하게 발전하게 된 계기인 KDDX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투입해 우리 해군의 6000톤급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개념 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한 바 있다. 기본설계, 상세설계, 건조 수주 등의 순으로 진행되는데, 이 건조 수주 수순에서 HD현대중공업이 입찰 자격을 제한받지 않게 된 것이다.

7조8000억원이라는 비용은 전투체계, 기술개발 등 KDDX 사업 전체에 대한 규모이기 때문에 선박에 대한 단순 계산은 어렵지만, LNG선이 보통 36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규모임은 분명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한화오션 측은 "방위사업청의 결정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게 아님을 명백히 말씀드린다"면서 "경쟁업체 간 이해관계 문제가 아니라 함정관련 국방사업 신뢰가 걸린 중대 사안"임을 수차례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우리 방산의 정의와 공정성을 찾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간 HD현대와 한화와의 갈등이 꾸준히 이어진 점을 고려하면 이번 비화 역시 그간의 갈등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지난 2022년에는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4사가 HD현대중공업을 부당 인력 유인 및 채용 등을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바 있다. 수주 건에는 번번이 경쟁사로서 맞서긴 하지만 지난해 캐나다 해군의 최대 12척의 잠수함을 발주하는 건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HD현대 측은 '팀 코리아 방식으로 공동입찰을 하자'는 입장이었고, 한화는 개별 수주를 원한다는 엇갈린 입장이었으며 이후 바뀐 점은 없다.

이날 HD현대중공업 측은 "한화오션이 최근 HD현대중공업을 고발하며 내세운 근거는 이해하기 어려운 억지 주장에 불과하며, 임원 개입 여부 등 한화오션이 문제 제기한 사안은 이미 사법부의 판결과 방사청의 두 차례에 걸친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종결된 사안"이라고 대응했다.

이어 "또한 오늘(5일) 설명회를 통해 한화오션이 발표한 내용은 정보공개법 위반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수사 기록과 판결문을 일방적으로 짜깁기하여 사실관계를 크게 왜곡하고 있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HD현대중공업은 앞으로도 그동안 축적한 함정 건조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출 확대에 기여하고 K-방산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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