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1100조원 돌파…주담대 4.7조원↑

2021년 2월 1000조원 돌파 이후 3년 만
2금융권 가계대출 감소에 전금융권 규모 축소

 
아시아투데이 이선영 기자 =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가 11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021년 2월 1000조원을 돌파한 이후 3년 만이다.

다만 2금융권의 전(全)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에도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00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원 증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1100조원을 돌파한 건 사상 처음이다.

은행 가계대출/한국은행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주담대 증가세가 지속된 가운데 기타대출의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전월(3조3000억원)보다 축소됐다.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담대(860조원)는 4조7000억원 늘었다. 2월 기준으로는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다만 전세자금 수요가 늘었지만 아파트 입주물량 축소, 영업일 감소 등의 영향으로 1월(4조900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축소됐다.

원지한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담대는 전월에 비해 증가규모가 축소됐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주담대 조정 흐름이 계속 이어지는 선상에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기타대출은 명절 상여금 유입에 따른 신용대출 상환 등으로 2조7000억원 감소했다.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2023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잔액이 감소했다. 이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월 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8000억원 감소했다.

주담대는 3조7000억원 증가해 전월(4조1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다. 은행권 주담대 증가폭은 전월과 유사한 수준이었지만, 제2금융권은 감소폭이 확대됐다. 제2금융권 주담대는 1000억원 줄었다. 기타대출은 은행권(-2조7000억원)과 제2금융권(-2조7000억원) 모두 줄어들면서 총 5조5000억원 감소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3조8000억원 감소하며 전월(-2조5000억원) 대비 감소폭이 확대됐다. 상호금융(-3조원), 보험(-6000억원)은 전월에 이어 감소세가 지속됐고, 저축은행(-1000억원) 및 여전사(-1000억원)는 감소세로 전환했다.

금융당국은 "전금융권 가계대출은 신용대출 및 제2금융권 가계대출 감소 등으로 '2023년 3월 이후 첫 잔액 감소를 나타냈다"면서 "대환수요 확대 등으로 은행권 자체 주담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주택시장, 금리여건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향후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 차장은 "가계대출 변화는 주택경기 향방이 어떻게 되느냐도 중요하겠지만 정부의 지원정책, 규제정책, 금리 수준이 복합적으로 연결돼서 결정되는 만큼 지속 여부에 대해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정기간 동안은 낮은 증가세 정도를 지속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예금은행의 2월 중 기업대출 잔액은 1262조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8조원 늘었다. 대기업대출은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3조3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은 은행의 관련 대출 확대전략에 기업의 시설자금 및 명절자금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4조7000억원 늘어났다.

은행 수신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1월 중 28조8000억원 감소했던 수신 규모는 2월 중 32조4000억원 늘었다. 2월 기준으로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정기예금은 예금금리 고점 인식, 은행들의 자금 유치 노력 등으로 24조3000억원 확대됐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일부 적금상품의 대규모 만기도래에 따른 가계자금 예치, 계절요인에 따른 기업 및 지자체 자금 유입 등으로 35조1000억원 증가했다. 원 차장은 "2년 전 유치된 청년희망적금 등의 만기가 도래하며 일부 정기예금상품으로 이동했거나 수시입출식 계좌에 남아있는 상황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