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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대신 ELB?…낮은 수익성에 개인투자자 유입 미지수

ELS 대신 ELB?…낮은 수익성에 개인투자자 유입 미지수

기사승인 2024. 03. 2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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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보장' 내세운 ELB
수익률 예·적금과 비슷
ELS 투자자 유인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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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량 손실 발생 및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전체 ELS 시장이 침체되는 가운데, 원금보장형 ELS라 불리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가 주목받는 중이다. 실제 올해 ELB 발행규모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급증했다.

ELB는 기초자산인 주가지수에 연동해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운용증권사가 망하지 않으면 원금이 보장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나 고수익 구간이 제한적이어서, 수익률은 ELS에 비해 낮다.

원금보장이라는 ELB의 장점과 더불어 일부 은행에서 ELB 판매를 재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각에선 홍콩H지수 ELS의 대규모 손실과 불완전판매 논란에 휩싸인 ELS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수익률이라는 ELB의 한계로 인해 개인투자자의 유입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ELB의 연환산 평균 수익률은 3.358%로 은행권 평균 정기예금 금리 3.196%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기존 원금보장 중심의 ELB와 수익률 측면에서 차별화를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형태가 ELB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ELS 시장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20일 기준)까지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ELB 규모는 3조415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ELS 발행 규모는 3조6598억원으로 1년 전보다 35% 줄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ELS의 투자수요가 ELB로 넘어간 결과라는 해석이 나왔다. 홍콩H지수 ELS의 대규모 손실 사태와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원금보장이란 ELB의 강점이 더 부각되면서 투자 수요가 발생했고 발행이 증가했다는 논리다.

다만 증권업계는 회의적이다. 현재 ELB가 갖고 있는 수익률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특히 ELB와 ELS의 상품과 수익 구조는 거의 같지만, 원금보장의 요인 때문에 완벽하게 다른 상품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자의 성향 차이로 ELB가 ELS를 대체를 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실제 ELB는 법인 중심으로 판매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원금보장이라는 강점으로 인해 퇴직연금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작년 기준 ELB의 발행규모는 32조원으로 30조원인 ELS를 넘어섰다.

개인투자자의 수요를 확보해야 하지만 수익률의 이점이 크지 않다. 지난달 기준 ELB의 연환산 평균 수익률은 3.4%대로 같은 기준 수익을 낸 ELS의 연환산 평균 수익률 6.1%와 약 3%포인트 가량 차이났다. 특히 예금자 보호가 존재, 안전성이 더 큰 정기예금 금리와 비교해도 차별성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ELB의 경우 원금보장 수준에서 만기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수익률 측면에서 이점이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에서 ELB 판매가 검토되고 있지만, 투자 수요 확산으로 이어질지도 의문이다. 신한은행은 2월부터 ELB 판매를 재개했으며, 우리은행은 판매를 고려하고 있다. 비이자 수익을 고려, ELB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예금자 보호가 되는 예·적금 상품을 판매하는 은행 창구에서 원금보장을 내세운 ELB의 영업은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과거 시중은행들은 ELB 판매를 하다가 찾는 투자자가 적다는 이유로 판매를 중단한 경험이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이자 수익 때문에 ELB 판매 카드를 고민하고 있지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을 보인다"며 "ELB의 수익률이 높지 않아 영업난이도가 높은 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ELB의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위험도를 조정하고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으로 수익률 이점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LB와 ELS의 고객 타깃층이 다르기에 기존 ELS 투자자를 유인할 수 있는 수익률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ELB와 ELS는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다는 점만 같은 뿐 완전히 다른 상품"이라며 "ELB가 ELS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기존 ELB와 차별화된 상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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