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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의 포스코] 슬림하고 신속한 지주사…강력한 컨트롤타워로 변신

[장인화의 포스코] 슬림하고 신속한 지주사…강력한 컨트롤타워로 변신

기사승인 2024. 04.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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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괄·산하 팀 줄이고 담당 신설
의사결정 단순화로 실행력 올려
이차전지서 전략적 활동 기대감
탄소중립팀 통해 그룹 과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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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강국.' 대한민국이 이 수식어를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됐을 때 쯤, 누구나 돌아봤을 기업이 있다. 1968년 황량한 벌판, 국민의 피와 의지로 세워 1973년 첫 쇳물을 뿜어낸 '포철(포항제철)', 지금의 포스코다. 그리고 강철의 사나이 故 박태준 명예회장의 불굴의 기업가정신은 국내 기업인들의 표상으로 자리 잡았다. 인생의 신조로 삼자던 '제철보국', 보국이라는 말을 포스코만큼 잘 이행해 준 기업은 없다. 산업의 쌀 '철'을 자유롭게 생산해 공급하게 되면서 경공업 중심 대한민국은 '중공업'의 나라로 격상했다. 영원한 명예회장, 박태준의 진전을 이은 장인화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그의 묘를 찾았다. '영원한 캡틴'이라며 그리워 했고 자랑스러운 포스코의 모습을 되찾겠다고도 했다. '주인 없는 회사'라는 꼬리표가 무색하다. 포스코를, 대한민국 철강산업을 다시 세우려는 장 회장의 힘찬 행보를 함께 따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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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지선 기자 =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

장인화 회장의 포스코그룹 '새 비전'이다. 산업의 '쌀' 철강업으로 우리나라 경제 기반을 다졌던 포스코그룹은 50여년간 숱한 변화를 겪었지만, 앞으로 다가올 변화는 새 비전에서 암시하듯 더 크고, 거셀 전망이다. 장 회장의 첫번째 카드는 '슬림하고 신속한 조직'이다. 팀은 줄이고 '담당'을 신설하면서 실행력 높은 조직으로 변화를 주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그룹의 강력한 콘트롤타워로 변모했다. 장인화 회장은 전략기획, 이차전지소재, 기술 등 3명의 총괄과, 산하 팀을 줄이는 한편 실무와 가까운 '담당'을 배치했다. 팀이 13개에서 9개로 줄면서 임원 수는 41명에서 39명으로 감소했다. 이와 함께 사업 관리와 실행 조직을 분리하며 의사결정을 단순화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실행할 수 있는 전략'을 내놓을 수 있도록 계열사 임원들도 지주사로 다수 불러들였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현재 그룹 주요 사업장을 돌며 현장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장 회장은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를 직접 눈으로 보고, 조직 운영에도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취임 기자간담회에서도 그는 "100일 동안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조직이나 인사 혁신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이 처음으로 내놓은 조직개편안을 들여다보면 최근 그룹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이차전지소재 부문에서는 투자 등 전략을 유연하게 조율하기 위해 사업 관리 담당을 따로 두고 세계적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탄소중립 콘트롤타워를 강화하는 식이다.

전반적으로는 팀을 줄이고, 주요 사업은 전략 수립 조직과 사업 시행 조직을 분리해 현장 변화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전략총괄이 그룹 전반의 경영 전략을 통솔하면서도 집중적으로 사업을 관리할 담당을 세분화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장 회장이 철강과 함께 그룹 사업 축으로 꼽은 이차전지소재를 담당할 조직은 최근 영업환경 변화가 큰 만큼, 개편 폭도 컸다. 먼저 투자 전략을 관리하는 조직과 실행하는 조직을 분리해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략 총괄 산하에 신설한 '이차전지소재 사업관리담당'은 투자 전략에 중점을 두고, 이차전지소재 총괄 산하 팀에서는 사업 실행 측면에서 계열사 전반을 관리하는 것이다.

그동안 이차전지 소재는 대규모 투자 전략이 필요한 단계였던 터라 친환경미래소재총괄 산하에 사업 관리와 실행 조직이 모두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계획 단계를 벗어나 생산 등 사업이 구체화되는 시기인 만큼, 이를 분리하고 전략 조직을 세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최근 이차전지 소재는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와 함께 다소 침체되는 상황인데다, 대규모 수요국인 미국의 정책 변화도 예견되기 때문에,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또 포스코그룹이 해결해야할 난재로 꼽히는 탄소중립은 새 콘트롤타워를 통해 그룹 전체의 전략을 통솔하기로 했다. 전략총괄 산하에 탄소중립팀을 신설하고, 사업 전략 담당도 두면서다.

사업 현황에 밝은 계열사 임원들도 대거 등용했다. 일례로 포스코퓨처엠에서 에너지소재 마케팅을 담당하던 윤영주 실장을 전략기획총괄 경영전략팀 산하 이차전지소재사업관리담당에 앉혔고, 탄소중립전략 담당은 사업회사 포스코의 김희 실장을 선임하는 등이다. 이차전지소재총괄 산하 리튬사업팀장에는 이성원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대표이사를 앉히며 전문성이 강화됐다.

기술 총괄은 제조업이라는 본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설했다. 미래기술연구원장이 기술총괄(CTO)를 겸임하면서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미래기술연구원 외에 기술총괄 산하에는 별도로 기술전략팀, 신기술사업팀도 마련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조직 구조를 슬림화하고 콘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해 실행력을 높이고, 핵심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의 개편"이라며 "이를 통해 불확실한 경영 여건을 기회로 활용해 새 경영 비전을 사업 성과로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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