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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용어] ‘발롱 데세’와 여론 떠보기

[시사용어] ‘발롱 데세’와 여론 떠보기

기사승인 2024. 04. 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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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객원논설위원
◇ 발롱 데세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국무총리, 대법원장 등 최고위직 인선을 할 때는 여러 사람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는데요. 이처럼 여론의 동향을 미리 알아보는 것을 발롱 데세(ballon d'essai)라고 합니다. 

중요 책임자를 임명하기 전에 몇몇 사람의 이름을 언론에 의도적으로 흘려 각 사람에 대한 정치권, 사회와 언론의 반응을 보는 것이지요. 반응이 좋으면 밀고 나가고, 부정적 기류가 강하면 없던 일로 하면 됩니다.

발롱 데세는 프랑스말로 원래 관측기구나 시험기구를 의미하는 기상용어였는데 최근엔 의미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중요 정책 발표 전에 내용을 슬쩍 흘리기도 하는데 발롱 데세로 여론이 뒤집히는 일도 흔합니다.

대통령이 야권 인사를 대통령실과 정부의 요직에 임명한다는 확인되지 않은 뉴스에 한 야당 정치인이 '인사쇼핑'을 멈추라고 말한 일이 있는데 야당은 민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발롱 데세는 우리 말로는 '여론 떠보기', '여론 간 보기'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 다이인 퍼포먼스

지하철로 출퇴근하며 장애인 단체가 승강장 등에 드러누워 이동권 보장 등을 외치는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다이인(Die-in)은 죽은 듯이 드러눕는 항의성 비폭력 시위인데 흔히 '다이인 시위' '다이인 퍼포먼스'라고 합니다.

다이인은 장애인 뿐아니라 환경운동가, 동물단체, 농민, 노조원 등이 정치적인 이유부터 무역 갈등, 전쟁 반대, 환경 정책 반발 등 다양한 이유로 즐겨 사용하는 욕구 관철 운동인데 심지어 여성들이 나체로 드러눕기도 합니다. 공사장에서 드러눕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다이인 시위가 벌어지면 시민들은 불편하고, 경찰은 현장을 정리하느라 고생하는데 주먹을 쥐고 외치며 앞으로 나아가던 시위가 이젠 강력한 메시지 전달을 위해 땅바닥에 드러눕는 시위로까지 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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