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4·26위령제 혼(魂)과 한(恨) 42년만에 ‘그들의 넔을 달래다’

기사승인 2024. 04. 23. 16:1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오 군수 "추모행사 하는데 42년이란 긴 세월이 걸려 죄송합니다"
3T1A2562
오태완 군수(오른쪽 여섯번째)와 유족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의령 4·26위령탑 제막식이 열리고 있다. /오성환 기자
경남 의령군은 궁류면 총기 사건이 일어난 지 42년의 세월이 지난 26일 유족의 간절한 염원과 오태완 군수의 의지·지역주민들의 도움으로 궁류면 평촌리 일원에 '의령4·26위령탑'을 건립하고 첫 추념행사를 가졌다.

의령4·26위령탑 건립 취지는 영문도 모른 채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궁류사건의 희생자 넋을 위로하고 침묵속에서 눈물울 삼키며 살아온 유족들의 아픔을 치유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았다.

3T1A2630
26일 의령4·26위령제에서 오태완 군수가 눈물을 글썽이며 추모사를 하고 있다. /오성환 기자
또 위령탑은 석재 벽으로 둘러싸인 모양의 하얀 새를 두 손으로 날려보내는 형상으로 '하얀 새'는 희생자들의 넋을 좋은 곳으로 날려 보낸다는 의미고 '두 손'은 희생자의 넋을 승화시키고자 하는 유족들의 간절함으로 오랜 슬픔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석재탑 최하단의 기단길이와 탑신의 1단 높이를 각 각 4.26m로 설치해 희생자를 추모한 의미를 더했고, 3단으로 확장되는 탑신의 형상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된다는 간절함을 표현했다.

3T1A2661
유족대표 전도연씨가 사고 당시를 회상하며,엄마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면서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오성환 기자
애통한 심정으로 살아온 지난 42년 세월을 뒤로하고 늦게나마 의령4·26위령탑을 건립해 해원의 의미를 더하고 아울러 이 공간이 희생자와 유족, 군민에게 자유의 공간이 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이날 위령제는 오태완 군수와 도·군의원 등 내빈과 유족 125명과 군민 1000여 명이 함께 참석해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3T1A2774
장사익 선생이 추모공연으로 '봄날은 간다'를 부르고 있다. /오성환 기자
온터예술단의 대북공연으로 위령제의 시작을 알렸다.이어 군수와 내빈· 유족 6명이 참가하는 제막식 행사가 이어졌다.

또 △제례 △내빈소개 △국민의례 △경과보고 △주제영상 상영 △헌화 △유족대표의 군수에 대한 감사패 전달 △추모사 △유족대표 전도연씨의 추모편지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 △너울무용단과 장사익 선생의 추모공연으로 이날 행사를 마무리 했다.

특히 이날 오태완 군수는 추모사를 통해 "42년 전 무고하게 희생당한 분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42년 전 그날의 어려움은 우리 지역 현대사에서 가정 슬프고 가장 아프다. 유족의 추모권리를 확보하는데 42년이란 긴 세월이 걸린데 대해 미안하다"며 유족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러면서 "2여 년 전 당시 국무총리와의 면담을 통해 의령4·26추모공원 국비지원을 약속받았고, 도비 지원을 이끌어내 발빠르게 4·26추모공원 조성의 결실을 보게됐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또 유족대표 전도연씨가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할 때는 위령제에 참석자 모두가 숙연했다. 20세때 49살의 엄마를 잃은 슬픔을 말했던 전도연씨는 위령탑 건립으로 매년 이날 이곳을 찿아 엄마를 추모하겠다고 약속했다"

의령4·26위령비는 당시 우범곤 순경이 1982년 4월 26일 마을 주민에게 무차별 총기를 난사에 주민 56명을 숨지게 한 비극적인 사건으로 사건 피해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오태완 군수가 국·도비 예산을 확보해 건립하고 이날 위령제를 가졌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