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블링컨 인민대회당에서 접견 中의 발전을 긍정적으로 보라고도 권고 블링컨 왕이와 5시간 반 동안 회담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26일 오후 2박 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을 접견, "미국과 중국은 적이 아닌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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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방중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일행을 접견한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 의도적으로 상석에 앉은 듯한 느낌을 준다고 외신은 귀띔했다./신화통신.
관영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블링컨 장관 일행을 만나 "중미 사이에 풀어야 할 이슈가 많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중국은 자신감 있고 개방적이면서 번영하는 미국을 보는 것이 기쁘다"고 덕담을 건넨 다음 "미국도 중국의 발전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또 "이것은 셔츠의 첫 번째 단추처럼 중미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하면서 전진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근본 문제"라고 언급한 후 "양국은 다른 말을 하지 말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외신에 공개된 면담 사진을 보면 시 주석이 중앙에 자리한 채 조금 아래의 오른쪽 테이블에 블링컨 장관 일행, 맞은 편에 왕이(王毅)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임) 등 중국 측 인사들이 각각 앉아 있는 모습이 상당히 특이하다. 블링컨 장관이 지난해 6월 베이징을 찾았을 때처럼 시 주석이 상석에서 마치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구도로 중국 측이 회동을 의도적으로 진행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꽤나 찜찜할 수 있겠으나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어쩔 수 없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이날 10개월 만에 시 주석을 다시 만난 블링컨 장관은 작년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이뤄진 미중 정상회담 자리에서도 현장에 배석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의 좌석 배치는 사뭇 달랐다. 가운데에 자리한 양 정상의 옆으로 양국의 실무진들이 나란히 앉는 형태였다.
블링컨 장관은 시 주석을 만나기에 앞서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왕 위원 겸 부장과도 5시간 반에 걸쳐 회담을 진행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미국은 중국의 체제 변화를 추구하지 않을 생각이다. 중국과 충돌할 의사가 없다.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분리)도 추구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왕 위원 겸 부장은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에서 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레드라인(마지노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