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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GGM식 생색내기 일자리 사업 이제 그만

[사설] GGM식 생색내기 일자리 사업 이제 그만

기사승인 2024. 04. 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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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무노조, 무파업, 저임금을 기치로 출범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당초 약속을 깨고 강성노조인 민주노총에 가입했다는 보도다. GGM은 대표적 '광주형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대통령과 산업계의 큰 관심 속에 출발했지만 5년 만에 민주노총의 옷을 입고 말았다. 이런 보여주기식 사업이 더는 없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출범부터 어려움이 많았던 GGM은 자본금 2300억원으로 광주광역시가 지분 21%, 현대자동차가 19%, 산업은행이 10.87%의 지분을 갖고 있어 사실상 정부 기업이다. 임금은 3500만원 정도다. 자동차 업계 임금이 7000만원~1억원에 비하면 반도 안 된다. 광주시와 정부는 저임금 일자리를 강조했고 누적 35만대를 생산할 때까지 무노조, 무파업을 약속했다.

GGM은 출발이 특이하다. 완성차 업체 절반의 임금을 주는 대신 광주시가 주거 교통 등 후생 복리를 제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취지다. 노·사·민·정(勞使民政) 상생으로 600여 개 일자리가 생겼다. 하지만 한국의 기울어지고 경직된 노동 상황에서 무노조, 무파업을 내세우고, 차 업계 임금이 1억원 안팎인데 3500만원을 책정한 것부터가 문제였다.

그동안 GGM은 사측과 근로자 위원이 참여하는 '상생협의회'가 협상을 했는데 앞으로는 민주노총이 나선다. 민주노총은 힘 있는 노조만이 투쟁과 대화를 선택할 수 있다는 말로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민주노총이 임단협에 참여하면 사측이 임금과 복지에서 대폭 양보하지 않는 한 노사 충돌이나 파업은 예고된 것으로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은 수명을 다했다. 약속은 신선했어도 지켜지지 않았다. 노조결성, 민노총 가입, 생산 부진, 임금 불만 등 불거지는 문제들이 더 이상 이런 형태의 사업이 지속가능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당시에도 이런 우려가 제기됐지만 그래도 '혹시' 하는 기대가 없지 않았다. 경제원리보다 정치적으로 생색내기 사업으로 접근해 생긴 후유증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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