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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고금리] 멀어지는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 영끌족 이자부담 커진다

[지속되는 고금리] 멀어지는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 영끌족 이자부담 커진다

기사승인 2024. 05. 0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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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인하지연에… 긴축 장기화 늪
'주담대 기준' 은행채 5년물 금리 ↑
"연말까지 고금리 환경 지속될 듯"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그라들면서 연말까지도 고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한국에서 모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불씨가 잡히지 않는 탓이다. 연준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은행 역시 연내 기준금리를 낮추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달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한 가운데 은행권 대출 금리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까지도 고금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대출자들의 부담도 지속될 전망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AAA) 5년물 금리는 지난 3일 기준 3.895%로 지난달 1일(3.737%)보다 0.158%포인트 올랐다.

미국의 기준금리 시점이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금리도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초만 하더라도 시장에선 미국이 상반기 중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이후 예상 시점은 계속 늦춰졌다. 최근에는 9·11월 인하조차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5.25~5.5%로 여섯 차례 연속 동결한 데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경제 지표는 우리에게 (인플레이션이 2%로 향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했다"며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 종전에 기대했던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의 고금리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가 열린 조지아 트빌리시 현장 기자 간담회에서 "4월 통화정책방향 회의 당시에는 미국이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그널(신호)을 줬다고 생각해 하반기 미국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제로 통화정책을 수립했다"며 "그러나 이후 미국의 경제 관련 데이터가 좋게 나오면서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미국 데이터에 따라 변할 것이기 때문에 (인하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고 언급했다. 이에 한은도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 고민이 깊어진 모습이다.

우선 오는 23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내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시장금리가 올랐고, 이어 국내 은행권의 대출 금리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3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480∼5.868%다. 지난 1월 31일(연 3.450∼5.825%)보다 상단은 0.043%포인트, 하단은 0.030%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연 4.070~6.654%에서 연 3.850∼6.838%로 바뀌었다. 상단은 0.184%포인트 높아졌고, 하단은 0.220%포인트 낮아졌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의 경우 연 4.300∼6.330%로 집계됐다. 1월 말(연 4.200∼6.200%) 대비 상·하단이 각각 0.130%포인트씩 오른 수준이다.

연말까지도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에 대출금리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에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데다 개별 은행의 대출 수요 억제 목적의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고 있다. 대출자들의 금리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난달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8조3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693조5684억원)보다 4조4346억원 늘어났다. 3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2조2238억원 줄어들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한 모습이다.

최진호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환율 등 대외 변수가 당분간 한은의 통화정책 변경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폭 축소와 시기 지연은 한은 입장에서도 보수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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