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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정남의 리얼 차이나](2)닮은 꼴 역사 ‘대만 2.28사건과 제주 4.3사건’

[추정남의 리얼 차이나](2)닮은 꼴 역사 ‘대만 2.28사건과 제주 4.3사건’

기사승인 2011. 01. 1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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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정남 기자] 다른 견해가 있겠지만 대만 2.28사건과 제주 4.3사건은 공통적으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영문도 모른채 죽어간 국민들에 대한 이야기다.


대만 2.28 평화공원 입구. 겨울이지만 날씨는 봄 같았다. 사진=추정남 기자
지하철을 타고 대만대학 병원 역에서 내려 2.28평화공원 안으로 들어섰다.
날씨가 좋은데다 나무들이 많아 여기저기 그늘 밑에서 담소를 나누거나 신문을 보는 사람이 태반이다. 가끔씩 동성연애자들이 대낮에도 활보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 말고는 평화스런 모습이다.

대만 2.28공원의 옥의 티는 여기저기 눈에 띄는 동성연애자들의 애정행각.
                          사진=추정남 기자
   
장개석과 그의 아들 장경국 총통 집권 시절 언급조차 금기시 되던 2.28사건에 대해 이등휘가 총통으로 당선되면서 진상조사가 이뤄지고 재 평가가 내려지게 된다.

당시 이등휘 총통은 정부를 대표해 유가족들에게 사과하면서 “사건의 책임자가 누구이던 간에 현 정부는 당시 정부의 연장이며 그에 대해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28사건은 밀수담배를 팔던 한 여인으로부터 시작된다.

거리에서 담배를 팔고 있는 여인을 발견한 전매청 직원은 담배와 돈을 몰수했다. 먹고 살기 힘들어 시작한 일인지라 여인과 여인의 두 아이는 직원에게 매달렸다.

당시 물가고는 상상을 초월했다. 국민당 정부가 대만으로 들어 온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식료품 가격이 6.5배, 의류가격은 5배, 건축자재는 무려 14.3배가 뛰었다.

여인이 끈질기게 매달리자 직원은 여인을 매질하기 시작했고 여인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를 본 대만 주민들은 그간 국민당 정부에 대해 쌓였던 분노가 함께 폭발하면서 항의하기 시작했고 위협을 느낀 직원이 총기를 난사해 한 명을 더 죽였다.

다음날, 대만 주민들은 전매청 앞에서 전매청장의 사임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 했다.

같은 시각 다른 거리에서 전매청 직원과 맞딱 드린 대만 주민은 그들을 매질해 숨지게 했고, 이 같은 소요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다시 정부군은 대모대를 향해 무차별 총기를 난사해 수 십명이 죽거나 다쳤다.

사건이 전 대만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를 보이자 아직 대륙에 있던 장개석 정부는 2개 사단을 까오슝항와 지롱항으로 급파했고 공산당의 배후 조정에 의해 일어난 반란이라며 주민들을 무차별 학살했다.

이로 인해 대만 주민 4백여명이 사망하고, 2천 여명이 부상(이 같은 수치는 정부 추산이며 대만 주민들은 3~4만명이 희생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했다.

대만의 2.28사건은 정부와 국민간 소통의 부재가 낳은 비극이라는 측면에서, 또 국민들에 의한 민주 항쟁이라는 측면에서, 정권에 따라 사건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는 것 까지 제주 4.3사건과 아주 많이 닮아 있다.

이곳을 걸으며 공자가 말한 ‘정치’라는 것을 한번 생각해 보았다.

자공이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 물었다.
공자는 "먹을 것과 병력을 풍족히 하고 백성들이 믿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자공은 그중 어쩔 수 없이 버려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부터 버릴 것인지 또 물었다.
공자는 "병력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자공이 더 버릴 수밖에 없다면 또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할지 재차 물었다.
공자는 "먹을 것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왜 백성들의 믿음을 마지막까지 저버려선 안 되는지 그 이유를 설명했다.
"예로부터 사람은 누구나 죽게 되지만, 백성들이 믿어주지 않으면 그 나라는 존립하지 못한다."
 
정치인들이 늘 후회하면서도 홀시하는 것이 바로 ‘국민들의 신뢰’에 대한 중요성이다.
사마귀가 매미를 잡으려다 뒤에 있는 참새를 보지못하는 격(螳螂捕蝉黄雀在后:당랑포선황작재후)이 아닌가. 눈 앞에 일만 보는 정치인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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