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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부회장 승진, 이재용은 누구?

삼성전자 부회장 승진, 이재용은 누구?

기사승인 2012. 12. 0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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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의 외아들..경영보폭 빨라질 듯
어렸을 적부터 부친에게 혹독한 경영수업 받은 준비된 경영자
직원들과 회식이라도 할 때면 '폭탄주'를 직접 제조..스킨쉽도 

아시아투데이 이규성 기자 =1968년생. 한국 나이로 마흔넷. 서울대 동양사학과, 일본 게이오 대학 MBA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준재(俊才). 헌칠한 키에 어머니(홍라희 여사)를 닮아 섬세하게 잘생긴 미남형.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사진>의 간략한 프로필이다. 

삼성은 5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을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 부회장의 승진으로 당초 예상과 달리 삼성 그룹의 후계 구도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경제 민주화 바람으로 총수의 일가에서 4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글로벌기업의 ‘부회장’ 직함을 다는데 따른 부담이 작용할 것이란 기존 전망을 무색하게 만든 인사였다. 

이에 따라 향후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행보가 삼성전자 전반은 물론 그룹 경영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TV,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이 글로벌 1위를 공고히 하는데 큰 기여를 한 점이 반영됐다”며 “이번 인사를 경영승계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사실 삼성그룹 내부에선 이 부회장은 부친인 이건희 회장에게 어렸을 적부터 경영수업을 꼼꼼히 받아온 ‘준비된 총수’라는 시각이다. 

예컨대 부친은 이 부회장이 중학교 2~3학년 때부터 신문의 경제면을 정독(精讀)하도록 가르쳤다. 청소년 시절 익혀왔던 신문 활용 학습법을 사용해 요즘도 매일 한두 시간씩 국내외 신문과 경제전문지 등을 읽는 습관을 갖고 있을 정도다. 

물론 이 부회장의 공식적인 이력 외에 알려진 게 별로 없다. 언론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아예 피하고 있고, 본인이 근무하는 삼성전자 내에서도 그다지 튀는 행동을 하지 않는 탓에 '입소문'도 별로 타지 않는다. 

삼성의 창업자이자 이 부회장의 할아버지인 호암(湖巖) 이병철 회장은 풍류를 알았지만 술은 좋아하지 않았고, 이건희 회장도 포도주 몇 잔으로 맛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반면 이 부회장은 과거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회식이라도 할 때면 '폭탄주'를 직접 제조할 뿐 아니라 예닐곱 잔은 거뜬히 마셨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음을 하지 않는다는 게 삼성측의 전언이다. 호암은 차갑고 치밀하며, 고고한 완벽주의자였다며, 부친인 이건희 회장은 내성적이며, 혼자만의 사유의 세계가 깊은 기인(奇人)형이다. 

반면 이 부회장은 젊은 나이 때문인지 사람들과 어울리는 분위기를 힘들어하거나 어색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편하게 해 주는 쪽이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들여다보는 작업을 주변의 평판 수집에서부터 시작하자면, 대개 '예의 바르고 잘 교육 받았다'는 얘기부터 듣게 된다. 

실제로 전직 삼성전자 CEO들을 만날 기회 때 마다 이 부회장에 대해 물으면 “정말 예의바른 사람”이란 말이 공통적으로 나온다. 몇 년 전 얘기다. 이 부회장이 중국의 중요 인사들과 골프라운딩을 할 때였다. 해당 중국인사가 티오프에서 실수로 오비(OB)가 나자 ‘어쩔 줄을 몰라’할 때, 이 부회장이 조용히 직접 티에 공을 올리며 ‘멀리건’을 주면서 소위 ‘대접’을 해줬다. 

참석했던 삼성관계자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상당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인문학적 소양에 충실한 사람이란 평가다. 대학에서 동양사를 전공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개인적인 취미가 고지도(古地圖) 수집일 정도다. 금석학에도 조예가 있고 한자실력도 상당하다. 부친은 그가 삼성전자에 입사할 때부터 최소한 공학도 이상의 전문성을 갖추라고 엄명을 내렸다. 

그래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에 '상무보'로 입사한 2001년부터 집요하게 반도체와 전자산업 전반을 공부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 수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건희 회장은 '주말에 삼성전자 임원들과 골프를 칠 것, 임원들에 대한 사항을 꼼꼼히 파악할 것, 삼성전자 해외법인을 모두 돌아볼 것'을 지시한 것도 유명한 일화다. 부친은 삼성의 후계자를 '현장 중시형 경영자'로 키우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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