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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은발의 청춘을 위하여

[칼럼]은발의 청춘을 위하여

기사승인 2013. 02. 22.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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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100세 시대] 고재득 서울시 성동구청장
고재득 서울시 성동구청장
몇 해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한 ’실버합창단’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시청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시며 화제를 모았다.

단상 위에 오른 27명 어르신들에게는 기쁨, 시련 등 저마다 살아온 세월이 있을 것이다.

인생 제1막을 끝낸 그들이 수많은 세월과 사연으로 빚어내는 화음은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

어르신들의 진지한 눈빛과 나이가 들수록 더욱 깊고 완숙해진 얼굴에서도 감동이 묻어났다.

바야흐로 100세 수명의 시대다. 서울 성동구도 올해부터 100세 장수어르신들을 위한 장수축하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건강만 잘 관리한다면 대부분의 사람이 90세 이상을 살게 된다. 그렇다면 쉴 새 없이 일하고 예순이 넘어 은퇴 한 후 남은 수십 년을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가.

2017년이면 ‘고령사회’에 진입하는 우리 사회에 던지는 중요한 화두다.

물론 퇴직 후 수입이 없어진 노인들의 기본적인 생계를 위한 노령연금, 노인일자리 사업 등의 대책과 독거노인들의 사회적 안전망 확충도 중요하다. 

성동구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많은 노인들이 모이는 경로당을 시간만 때우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학습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07년부터 춤, 노래, 서예, 공예 등 노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체가 될 수 있는 ‘경로당 활성화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이다.

얼마 전엔 성동구립도서관에 ‘실버영화관’도 열었다. 어르신들의 문화아지트로 4년간 53만 명의 관객이 다녀간 종로의 ‘실버극장’처럼 성동구에도 어르신들만의 문화공간이 생긴 것이다.

젊은 시절 봤던 고전 영화부터 유명 가수의 콘서트까지 다양한 예술 장르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 어르신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전국 최초로 17개 동 주민센터에 노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 즉 소규모 노인 요양시설을 만들어 주민들이 직접 동네 어르신들을 돌보는 자치사업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고령사회의 큰 구성원이 될 노인 스스로가 우리 사회의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활발히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명의 노인이 죽으면 도서관 한 채가 불 타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노인들은 많은 경험을 통한 전문성과 지식,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깊은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다.

또한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로 높은 학력과 다양한 직업군의 노인계층이 늘어나게 된다.

특히 은퇴 후 노인들이 자신의 경험과 적성을 살려 다양한 학습 활동 후 이를 아낌없이 나누는 ‘재능기부’로 발전한다면, 노년층의 사회적 가치가 높아지고 노인인력 활용의 측면에서도 효율적인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노년층의 평생학습의 기회로도, 다른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도 된다.

 ‘실버산업’과 같이 노인인구를 위한 여러 사업이 생겨나고 편의시설들이 만들어지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노인들이 단순히 서비스의 객체만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일정 부분을 당당히 공헌하는 서비스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문화생활을 통해 활기찬 노후를 영위하고, 평생 학습과 재능 기부를 통해 선대의 지식과 경험이 자연스럽게 후대로 전수되는 건강한 미래를 만들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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