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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연례행사 된 AI 또 발생…방역관이 부족하다니

[사설]연례행사 된 AI 또 발생…방역관이 부족하다니

기사승인 2017. 11. 1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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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군 흥덕면 오리농가에서 조류독감(AI)이 발생해 도 당국이 오리 1만2000여 마리를 살처분하고 19일 렌더링 처리했다. 렌더링은 가축사체를 고온멸균한 후 기름은 재활용하고 잔존물은 퇴비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국내에서 AI의 추가발생은 이날 현재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주 일본의 시마네현 마쓰에시에서 수거된 흑고니 폐사체에서 고병원성 AI바이러스(H5N6형)가 검출돼 국내유입 우려로 방역당국이 비상상태에 돌입했다. 고병원성 AI는 법정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폐사율이 100%에 달한다.
 

AI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것은 2003년이다. 그후 AI는 연례행사처럼 매년 발생했다. AI피해가 사상최대를 기록한 지난해에는 무려 3000여만 마리의 닭이 살처분됐다. 특히 전북 고창·김제지역은 2014년 이후 매년 AI가 발생한 취약지역이다. 한마을 60여농가가 250여만 마리의 닭과 오리를 사육하는 곳도 있다. 그런데도 AI예방 및 확산방지의 중대한 임무를 맡을 방역관이 태부족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올 들어 지난 10월 현재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자라는 가축질병 방역을 위한 방역관 334명을 모집했었다. 이에 응시한 사람은 665명으로 평균 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그러나 경기 강원 충남 전남 전북 경남 등 6개도에서는 아직도 방역관이 모자란다. 이들 6개도에는 지원자가 모집정원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미달 원인은 AI가 자주 발생하는 곳은 응시자들이 지원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은 또 지원자가 합격한다고 해도 후에 AI가 덜 발생하는 다른 시도에 다시 응시해 자리를 옮기는 일이 잦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전북은 올해 모집정원 44명중 겨우 22명만 확보했다. 내년에는 이들 중 몇 명이 남아 있을지 모를 실정이라고 했다.
 

방역관은 AI 또는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 발생 시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해 위험도와 증상을 확인하고 주민과 가축의 이동통제, 역학조사, 살처분 등에 관한 결정을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갖는다. 그렇다고 해서 인사제도나 처우에 있어 특별한 우대를 받는 것도 아니다. 잘못이 있으면 책임을 지고 잘하면 본전이라는 생각이 이들에게 만연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방역관 희망자가 많을 리 없다. AI나 구제역 등 가축질병 발생은 이제 농축산가에서 연례행사가 됐다. 이들 방역관에 대한 인사·처우의 측면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각별한 대책이 있어야 할 때다. 공무원 증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힘들고 어려운 곳에서 봉사하는 공직자들에 대한 처우개선이다. 그것이 대국민 행정서비스 향상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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