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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차노조, 이젠 고객·회사 위해 무엇을 할지 말해야

[사설] 현대차노조, 이젠 고객·회사 위해 무엇을 할지 말해야

기사승인 2018. 01. 1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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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가 15일 임금·단체협상을 끝냈다. 9개월간의 협상과 1987년 이후 처음 해를 넘긴 지루한 과정이었다. 현대차노사는 지난 12월 기본급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300%+280만원 지급, 중소기업제품 구매시 20만 포인트(현금20만원 상당) 지원 등 합의안을 도출했었다. 그러나 1차합의안이 조합원들의 투표에서 부결 당하자 재협상을 벌였다. 그 결과 1차안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추가지급안을 마련해 이날 조합원투표에서 통과한 것이다.
  

1차합의안을 도출했던 지난 12월 19일부터 지금까지 노조는 5차례나 파업을 함으로써 생산차질액이 4140억원(1만9000여대)에 달했다. 노조원 1인당 20만원 상품권을 더 받기 위해 회사측에 이처럼 큰 피해를 안긴 것이다. 지난해 4월 이후 임단협 협상과정에서 24차례의 파업으로 파업피해액이 모두 1조8900억원(8만9000여대)에 달했다.
 

그러나 파업으로 발생한 이보다 더 큰 피해가 무엇인지 노조가 알고나 있는지 궁금하다. 파업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는 무엇보다 현대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감이 무너졌다는 사실이다. 이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차 노조가 습관적으로 파업을 벌이던 지난 10여년 동안 누적된 불신이다.
 

파업하는 현대차의 품질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한 소비자들이 수입차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인 '컨슈머 인사이트' 분석에 따르면 국산차 보유자들의 국산차 재구입률은 2007년 97%에서 지난해 86%로 뚝 떨어졌다. 반면 수입차 보유자들의 수입차 재구입률은 같은 기간 55%에서 69%로 급증했다.
 

과거 미국의 3대 자동차회사들의 미국내 시장장악력은 90% 이상(1965년)이었다. 이것이 지난해에는 48%에 그치고 있다. 미국산 차의 미국내 시장점유율이 50년 동안 매년 1%씩 줄어든 것이다. 그 원인은 거의 60년대 미국 자동차회사 노조의 고질적인 파업이었다는데 이론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60~70년대 미국 자동차노조가 파업을 하는 사이 도요타 등 일본산 자동차와 벤츠 등 유럽산 차들이 그 틈새를 파고들었다. 파업하는 자동차회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나쁜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국산 자동차의 국내시장 점유율도 해마다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나 하고 있다. 영국과 이탈리아도 미국과 비슷해 자국산 차의 자국내 시장점유율이 50%를 밑돈다.
 

노조의 파업이 계속되는 한 한국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현대차노조는 이제 권리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회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해야 한다. 이는 조합원의 생활터전을 지키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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