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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中·러 군용기 영공침범… 절실한 한·미·일 협력

[사설] 中·러 군용기 영공침범… 절실한 한·미·일 협력

기사승인 2019. 07. 2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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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23일 오전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인 동해 상공에 진입하고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영공을 두 차례 들어와 우리 군이 경고사격을 해서 퇴각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우리 군이 필요한 전술조치를 수행했고 외교부도 주한 중국·러시아 대사관 관계자들을 불러 엄중히 항의한 것은 적절했다. 하지만 유사사태의 재발가능성으로 미·일과의 안보협력이 더 절실해졌다.

우리 군은 중국·러시아가 연합훈련 과정에서 우발적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KADIZ와 영공을 침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런 판단은 우리 공군의 1차 차단기동에도 중·러 군용기들이 독도영공에 재진입한 사실을 근거로 한 것이지만, 중·러가 한국보다는 미·일을 향해 간접경고를 보내기 위한 의도적 도발이라는 군사·전략 전문가들의 분석과도 일치한다. 이런 분석에 따르면,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을 견제하는 군사행동을 강화하고 있고 인도·태평양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항하는 중국이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하면서 ‘성동격서’식으로 한반도에서 무력 ‘시위’로 미·일에 간접 경고를 했다는 것이다. 이 분석대로라면 한반도 인근이 중·러와 미·일 사이의 무력시위가 벌어지는 공간이 될 수 있고 이번과 유사한 사태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 이외에도 중국과 러시아의 동해상의 연합훈련이 아베 신조 총리의 참의원 선거 승리 후 본격화될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대한 경고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현재 한·일 관계가 최악이기 때문에 한·미·일의 효과적인 공동대응이 어렵다고 보고 도발적인 연합훈련의 시점이 채택됐다는 해석도 있다.

정부는 미·일과 군사안보적 협력을 강화해서 우리 영공에 이런 침범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 이번의 중·러의 도발은 한·미뿐만 아니라 한·일 양국이 안보상의 이해관계를 일정 부분 공유한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우리 정부가 미·일과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최근의 일본과의 갈등도 풀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23일 미국의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방한이 그런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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