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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행복한 가정과 건강한 사회를 위하여

[칼럼] 행복한 가정과 건강한 사회를 위하여

기사승인 2019. 09.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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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규 연세대 의대 외과학교실 교수
김남규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김남규 연세대 의대 외과학교실 교수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출생자 수가 16만명 이하로 내려가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 출산율을 기록했다. 인구 절벽이란 말을 실감하게 된다.

결혼이 늦어짐에 따라 초산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평균수명은 82.7세로, OECD 국가 중 최장수 국가에 진입했다. 필자가 의대를 다녔던 1970년대 중반만 해도 예방의학과 교수가 ‘인구 조절이 절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시 사회 분위기는 둘만 낳아 잘 기르고, 정관·불임수술이 장려됐다. 짧은 시간 격세지감을 느낀다.

예부터 행복한 가정엔 학생의 글 읽는 소리와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그친 지 오래됐고, 창문 너머로 TV소리만 들린다. 아이들이 있어도 집에서 뛰놀면 아랫집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항의할까봐 가시방석이다. 필자는 윗집 아이들이 뛰어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건강한 세포가 모여서 장기가 되고 이것들이 모여 건강한 몸이 된다. 건강한 가정이 모여 건강한 사회가 되고, 건강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또 사회를 위해 중요한 일과 공헌을 한다.

집이 좁아도 가족의 마음만 맞으면 그곳이 천국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 TV 다큐멘터리에 소개된 주인공이 기억난다. 어려운 가정형편을 딛고 자수성가한 그는 자신이 올바르게 성장한 것은 오로지 어머니의 헌신과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자식이 성공하는 것은 가정에서의 배움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가정은 성소의 못자리’라고 해 가정의 신앙 공동체 역할을 중요시하고 있다.

오랫동안 판사생활을 했던 한 변호사와 그 가족은 재소자들의 재활과 재범 예방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이들이 하나 같이 말하는 것은 재소자들의 공통점은 자존감이 낮고 사랑이 결핍됐다는 것이다. 결손 가정이나 가정 내에서 따뜻한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것이 범죄를 저지르게 된 주원인이라고 말한다.

필자의 어린 시절만 해도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많아 부모들이 잦은 불화를 겪었다. 그래도 자식 때문에 이혼을 못하고 참고 사는 경우가 많아 이혼율도 낮았다. 그러나 요즘은 결혼율도 낮고 이혼율도 높다. 심지어 자신이 낳은 아이를 버리는 경우도 있다. 자식의 안정적 미래 보다 당사자들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시대, 참으로 심각한 사회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과 헌신을 보고 느끼면서 성장한다. 이러한 바탕 위에 인격이 형성되고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심이 생긴다. 그러나 가정에서 부부 간 어려움을 참지 못하고 이혼을 하거나, 자신의 이익과 안녕만을 추구한다면 자녀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며 자랄 것인지 심히 우려된다.

가족 구성원은 세포와 같다. 세포는 자가청소·면역기능 뿐 아니라 서로 지지해 주고 그 기능을 잘하도록 돕는다. 외부 침입자가 있으면 대응하기 위해 연대해 방어체계를 구축한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려면 세포끼리 서로 잘 도와주도록 협력해야 한다.

가족 간에도 서로 돕고 존중하고 아끼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부모·자식도 좋은 관계 형성을 위해 노력이 필요하고, 자식이 잘못했을 때는 부모의 엄한 훈육도 필요하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간다. 행복한 가정을 인생 최고의 목표로 삼는 것, 열심히 일하고 봉사하며 살아가는 것, 여기에 가정이라는 전통적 가치를 계승하며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고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삶이야말로 성공한 인생을 사는 방법이자 자신을 낳고 길러준 부모에 대한 보답이다. ‘행복한 가정 이루기’가 젊은이의 꿈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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