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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그들은 누굴 위해 선정적 장면을 연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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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그들은 누굴 위해 선정적 장면을 연출할까

기사승인 2019. 10. 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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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현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 사진
정부는 이달 7일 ‘자금조달계획서 등 실거래 고강도 집중조사를 통해 불법행위 없는 건전한 부동산시장을 만들겠습니다’라는 긴 제목의 보도자료를 언론을 통해 발표한 바 있다.

내용을 보면, 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국세청·서울시 등 32개 관계기관이 비정상 자금조달 의심거래를 중심으로 고강도 조사를 하겠다는 내용이다. 또 합동조사 종료 직후인 내년 2월 21일부터는 국토부가 중심이 돼 전국의 이상거래를 대상으로 하는 ‘실거래상설 조사팀’을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이 보도자료에서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관계기관 합동조사는 최근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상거래와 불법 행위를 원천적으로 근절하기 위해 역대 합동조사 중 가장 많은 기관이 참여하는 강도 높은 조사로 이뤄질 것”이라는 자신감까지 덧붙였다. 그리고 나서 나흘뒤인 11일 정부는 보도내용대로 대대적인 집중조사를 벌였다.

그런데, 조사 첫날부터 부동산 가격상승 대상지역을 돌며 지역 개업공인중개사의 사무실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십수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단속반과 기자단을 이끌고 말이다.

사무실 문을 열고 지역 주민들과 웃으며 담소를 나누거나 손님과 대화중이었던 개업공인중개사들은 갑자기 들이닥쳐 사무실에 비치돼 있는 각종 서류들을 압수수색하는 단속반의 시퍼런 서슬에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동네주민들은 흡사 ‘현장감식’하는 범죄자 구경하듯 팔장끼고 멀찍이서 굳은 표정으로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러한 선정적인 모습들은 동행 취재진의 취재열기와 함께 그대로 동영상과 사진으로 포장해 전 국민에게 TV로, 신문으로, 인터넷으로 널리 보도됐다.

과연 강남을 비롯한 서울 일부지역의 부동산가격 상승현상을 바라보며 허탈해 했던 국민들이 보고싶어 했던 것이 바로 이런 모습이였을까? “의도치 않은 것이었다”고 돌려 말해도 최소한 정부 관계자들이 떠올렸던 영상은 바로 ‘이것’이었던 모양새다.

강남지역 개발이 본격화된 1980년대 이래 지난 수십년간 정부는 ‘부동산 가격안정’을 외치며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식상하지만 그 어느때보다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영상으로 ‘부동산중개사무소 단속현장’을 선택하고 이를 반복해 왔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는 않다.

정작 조사단원이 찾아내는 것들을 보면 계약서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빈칸과 기재오기들이 대부분이고 이를 근거로 수백만원에 이르는 과태료를 부과하고 이를 실적이라며 언론에 공표까지 한다.

조사당한 공인중개사들은 “나는 투기세력이 아니다”라고 변명할 기회는 있었을까? 정부가 짜놓은 범죄집단 프레임에 고스란히 노출돼버린 그들은 누구에게 보상받아야 할까.

사고자 하는 사람과 팔려고 하는 사람이 만들어 낸 결과물인 부동산가격의 상승현상. 언제까지 정부가 나서 언론에, 국민에게 공인중개사를 그 원인으로 지목할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박용현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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