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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트럼프 대통령 방한, 성숙한 시민의식 세계에 빛낼 기회다

[기자의눈] 트럼프 대통령 방한, 성숙한 시민의식 세계에 빛낼 기회다

기사승인 2017. 11. 0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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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정치부 기자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 광장을 지나갈 일이 있었다. 광장은 7~8일 한국을 국빈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찬·반 시위로 ‘후끈’했다.

하지만 시위 피켓을 보고 있자니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피켓에는 ‘전쟁반대’, ‘북침전쟁연습 중단’, ‘미군철수’ 등의 내용들이 적혀 있었다.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광인 것 같은 묘사들로 넘쳐 났다.

이를 바라보는 일반 시민 중 누군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랑 전쟁을 벌이려고 준비 중인 것 아니냐’는 위험한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결코 ‘전쟁선포’를 위한 것이 아니다.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제동을 걸고 강력한 대북압박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오는데 방점이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핵·미사일 개발을 거듭하는 북한에 대해 최대한 압력을 가하기로 합의했다. 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이 같은 기조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결코 북한과의 전쟁선포가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시민단체들은 전쟁반대라는 ‘과장된’ 명분으로 반대시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경찰은 서울에 최고 수위인 ‘갑(甲)호 비상령’을 내렸고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나서 이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며 시민단체들의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를 보고 있자니 역사의 고비마다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새로운 민주주의를 탄생시킨 지금의 우리 사회가 다시 과거로 역행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지난해 시민들은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강한 분노 속에서도 국가란 무엇이고 민주주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이는 민주주의의 모범으로서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의 시위에는 과장된 선동만 있고 성숙한 시민의식이 없다. 우리의 최대 난제인 북핵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찾는 동맹국 국가 정상을, 더군다나 아직 별다른 협의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노골적으로 모독’하는 행위는 외교 결례를 넘어 인간적으로 무례한 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안보위기 해소는 물론 우리가 만든 민주주의와 성숙한 시민의식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로 지지를 받으려는 일부 단체들의 과잉 시위로 인해 국익에 반하는 결과가 생기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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