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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강북에서 정통 클래식 사운드 만끽할 수 있다면

[기자의눈]강북에서 정통 클래식 사운드 만끽할 수 있다면

기사승인 2018. 11. 1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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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전혜원
전혜원 문화스포츠부 차장
오케스트라에게 콘서트 전용홀은 ‘악기’와 같은 것이다. 교향악단에게 상주 홀이 없다는 것은 바이올린 연주자가 매번 악기를 빌려 연주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는 국가대표 축구팀에게 잔디전용구장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세계 20대 오케스트라들은 대부분 상주 홀을 가지고 있다. 가까이 아시아의 주요 오케스트라 경우도 그러하다.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도쿄 문화회관, 중국 광저우 오케스트라는 상하이 콘서트 홀, 상하이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상하이 심포니 홀,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홍콩 컬투럴 센터, 싱가폴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빅토리아 콘서트 홀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수준으로 성장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경우 전용홀 건립이 이미 오래 전부터 언급은 돼 왔으나 보류 상태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발표한 세종문화회관일대 예술복합단지 조성 계획에 전용홀 신축 계획이 포함돼 있었으나,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계획이 미확정되어 중앙투자심사가 보류됐다.

현재 강남에는 예술의전당과 롯데콘서트홀이 있지만 강북에는 클래식 전용홀이 부재한 상황이다. 때문에 서울시향은 공연을 위해 러시아워에 백 명이 넘는 연주자와 스텝들이 강남으로 이동해야 한다. 공용 악기를 싣기 위해서는 5t 규모의 트럭 2대가 필요하다.

관객 역시 불편함은 마찬가지다. 강북의 직장인들은 평일 저녁 클래식 공연을 보기 위해 칼같이 퇴근을 하더라도 8시 공연 시작 시간에 헐레벌떡 도착하기 일쑤다. 강북 도심에 클래식 전용홀 건립은 강북과 강남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문제다.

클래식 음악은 그 나라 문화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클래식 전용홀 건립을 통해 시민의 문화적 수준을 높이고, 공연뿐 아니라 음악교육과 연구 등이 함께 이뤄지는 공간으로 건립된다면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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