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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우림 “공감할 수 있는 음악 만드는게 자우림의 힘”

[인터뷰] 자우림 “공감할 수 있는 음악 만드는게 자우림의 힘”

기사승인 2018. 06. 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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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사진=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넘나드는 그룹 자우림(이선규·김윤아·김진만). 청춘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들로 채운 10장의 정규 앨범들이 쌓여 어느 덧 데뷔 21년차가 됐다. 음악 때문에 슬럼프를 겪으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이들을 다시 일어서게 한 것도 음악이었다. 정규 10집 '자우림'으로 또 다른 도약을 꿈꾼다.


자우림은 지난 22일 정규 10집 '자우림'을 발표했다. 이번 앨범은 2013년 9집 '굿바이 그리프(Goodbye, grief)' 이후 5년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으로, 앨범명을 셀프 타이틀로 정하며, 그들만의 음악세계를 담았다. 


자우림은 앨범 발매를 앞두고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떨리는 컴백 소감부터 정규 10집을 준비한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셀프 타이틀은 데뷔 때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저희가 쓰기에는 '부끄럽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4,5집 때도 셀프 타이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쑥스럽더라고요.(웃음) 이번에 이야기가 또 나왔는데 자연스럽게 '자우림'으로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어요. 20년을 작업했던 것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저희한테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정규 10집과 연관성이 있고, 9의 다음보다는 제로라는 생각으로 정하게 됐죠. 100년 뒤 누군가 자우림을 검색해본다면, 이 앨범을 듣지 않을까요?"


정규 10집에는 타이틀곡 '영원히 영원히'를 비롯해 '광견시대' '슬리핑 뷰티'(Sleeping Beauty) '아는 아이' 등 총 10곡이 수록됐다. 첫 번째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자우림의 색이 또렷하게 담겨져 있다. 어떤 곡을 선곡해도 "자우림 노래답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모든 곡이 타이틀감으로 손색이 없다.


"타이틀곡 '영원히 영원히'는 주변에서 다 타이틀곡이라고 하셨어요. 저희는 타이틀곡을 잘 못정해요.(웃음) 그래서 주변에 있는 뮤지션과 회사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이 곡을 선택하더라고요. 저희가 타이틀곡으로 선택하는 기준은 라이브가 가능하냐죠. '광견시대' 같은 곡은 타이틀곡으로 선정하기에는 음악방송에 보여드리기 힘들어요."


1997년 데뷔한 자우림은 한 장르에 국한하지 않은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기반으로 청춘과 인간, 사회 등 다양한 주제를 노래했다. 이번 앨범도 '광견시대'로 불안정하게 시작되지만, 끝자락에 있는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라는 곡으로 해피엔딩을 완성했다.


"들으실 때 그런 스토리를 느끼셨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앨범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은 제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 저희가 제일 잘하는 것 같아요.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소재들에는 희망과 좌절, 분노, 사람, 밝은 것과 어두운 것들이 있는데, 자우림을 위해 앨범을 만들 때에는 개인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같이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을 담아야 하죠. 이번 앨범은 동화책 같은 구성이에요."


자우림은 무엇보다 '자우림'이라는 하나의 단편소설 같은 스토리를 완성하기 위해 곡 배치에 심혈을 기울였다.


"작업을 하고 보니 단편 소설집 같았어요. 잔혹하기도 하지만 행복함도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동화적인 요소와 영화 같은 영상을 담아 보자'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자우림은 그런 팀인 것 같아요. 현실과 비현실에 위치한 팀이죠. '매직 카펫 라이드' '하하하송'이 많이 알려지긴 했는데 자우림의 음악은 어떤 앨범이라도 기본적으로 무거워요. '하하하송'도 사실은 슬픈 노래거든요. 커버를 이렇게 디자인 한 것은 동화책 표지 같은 느낌이죠. 사운드적으로는 전작들보다 훨씬 더 촘촘한 구성이에요."



자우림/사진=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21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자우림은 여전히 청춘을 이야기한다. 청춘의 밝고 경쾌함보다는 사회적인 이슈와 메시지를 그들만의 스타일로 전한다.


"이번 '광견시대'도 '낙화' '광야' 같은 곡들과 비슷해요. 지금의 2030 세대의 상황과 저희의 2030세대는 정말 다른 것 같아요. 나라는 성장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성장을 못하고 있어요. 교육제도에 대한 이야기로 풀었죠.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 과정보다는 결론적으로, '어느 학교에서 직장으로 가면 해피엔딩이다'라고 말하고 있어요. 성과주의죠. 성과를 내면 나머지는 묵인이 돼요. 그래서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야 하고, 밟히지 않으려면 밟아야된다고 생각하잖아요.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게 아니라 많은 사람의 생각이 우리 음악을 완성한다고 생각해요."


자우림은 1997년 1집 앨범 '퍼플(Purple Heart)'로 데뷔해 21년 동안 음악만을 위해 달려왔다. 밴드 불모지인 K팝 시장에서 오랜 시간 음악을 하며, 후배들의 롤 모델이 됐지만 그들에게도 슬럼프는 찾아왔다. 그때마다 마음을 다잡게 해 준 것은 우연치 않게도 예능프로그램이었다. 


"20년을 음악만 하다보면 나태해지거나 개인적으로 심경의 변화가 있죠. 2010년에는 MBC '나는 가수다'를 통해 심기일전을 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 JTBC '비긴어게인'도 타이밍이 좋았어요. 여러가지로 배운 것들이 많았고, 오랜만에 느껴보는 긴장도 좋았죠."


특히 '비긴 어게인2'는 이번 앨범 작업에 영향을 끼쳤다. "출연 당시에 곡 작업이 많이 진척 돼 있었는데, '기브 미 원 리즌(Give me one reason)'는 편곡에 영향을 미쳤어요. 항상 일을 하고 어떤 사운드를 만들까 고민을 많이 하는데, 무언가 멋진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한 발 뒤로 물러서 사운드를 비울 수 있는 계기가 돼 좋았어요. 자신감의 문제죠. '이렇게 하면 무성의하게 들리지 않을까, 어울리는 방식이 있지 않을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요."(김윤아)


자우림도 밴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 자우림의 등장과 함께 프론트우먼을 앞세운 밴드들이 등장했지만 살아남는 이들은 드물다. 자우림은 이 같은 이유로 매체의 영향도 있다고 말한다.


"힙합 하는 분들은 멋있게 나오는데, 밴드 하는 분들은 옥탑방에서 자는 것만 나오더라고요.(웃음) 밴드를 할 때 조금 더 멋있게 소개 됐으면 좋겠어요. 또 '제2의 자우림'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서 그런 것 같아요. 저희는 괜찮은데 그들에게는 그런 타이틀이 좋지 않아요. 밴드 음악 자체가 없어요. 저희가 더 열심히 해야 좋은 밴드들도 많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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