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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사드기지 공사장비 반입 결국 무산…주민반대 부딪혀 반입 보류

성주 사드기지 공사장비 반입 결국 무산…주민반대 부딪혀 반입 보류

기사승인 2018. 04. 1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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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기지 내 생활여건 개선” vs 반대주민 “공사 장비 모두 반출”
국방부, 16일 추가 협의 나서지만…주말이후 대치상황 재점화 가능성 커
진밭교 위 주민
12일 오전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입구인 진밭교에서 주민이 경찰 진입에 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 기지 내부로 공사 장비와 자재를 반입하려던 군 당국의 계획이 사드 반대 주민들의 강력한 저지에 부딪혀 결국 무산됐다.

국방부는 이번 주말까지 공사 장비·자재 반입을 시도하지 않고 추가 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완만히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반대 주민들과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주말 이후 또 다시 충돌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주민들과 사드반대 6개 단체 등 150여 명은 12일 새벽 3시부터 소성리 사드 기지 아래 500m 지점에 위치한 진밭교에서 사드 장비 진압과 반출을 막기 위한 농성을 벌이며 경찰과 대치를 이어갔다.

강제 해산과 강경 저지로 충돌하던 상황은 10시간 넘게 이어지다가 이날 오후 극적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사드반대 주민 대표와 국방부 측은 정오부터 2시간 여 진행한 협상을 통해 사드 기지 안 공사 장비들을 모두 반출하고 추가 장비를 일단 반입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트레일러 12대가 기지로 들어가 지난해 11월에 반입된 포크레인, 불도저, 지게차 등을 싣고 나왔다. 경찰은 오후 2시부터 철수를 시작했고 시위 주민도 농성을 풀고 자진 해산했다.

국방부와 반대단체 간 극적인 합의는 경찰의 강제해산에 따른 부상자 발생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35분부터 3000여명을 동원해 진밭교에서 사드 반대 단체 회원들의 강제 해산을 진행했다.

경찰은 수차례 자진 해산 명령을 내렸지만 반대 단체는 농성을 유지하며 완강히 버텼다. 결국 강제 해산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져 반대 단체 주민들과 경찰들 수십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일시적이나마 타협점을 찾으면서 상황은 진정됐지만 국방부는 사드 기지에 주둔하는 장병들의 생활여건 개선을 위해 공사를 더는 미루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치국면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금 그곳에 있는 장병들의 생활이 굉장히 열악하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지금 공사를 더 미루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오·폐수 처리와 위생시설 문제가 있고 지붕도 보완해야 될 부분이 많다”며 “ 방수해야 될 부분도 좀 있다”며 공사가 시급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현재 성주 사드 기지에는 미군 장병 130여 명, 한국 장병 270여 명 등 약 400여 명의 한·미 장병이 주둔 중이지만 기지 내 생활공간이 열악해 보수 공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생활여건 개선 관련 공사 장비만 반입된다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반대 주민들은 사드 발사 패드 등의 장비가 반입될 수 있다는 의심을 하며 공사 감시 주민을 기지 안에 들여 보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 대변인은 “미군 측에서 보안상 문제가 있기 때문에 허용이 안 된다고 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주민·반대측과 대화를 통해 성주기지 시설보수공사 반대 농성을 해제하고 기지 내 잔여 중장비 반출을 위한 트레일러 통행을 보장하며, 장병 생활여건 개선공사를 위한 원활한 인원·차량 통행에 대해 오는 16일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민군협의가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한·미 장병들의 생활여건 개선공사와 향후 원만한 통행 여건 보장을 위한 대화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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