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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2주년] 학생·시민 “학교 밖 청소년은 ‘비행 청소년’” 인식 팽배

[창간 12주년] 학생·시민 “학교 밖 청소년은 ‘비행 청소년’” 인식 팽배

기사승인 2017. 11. 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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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청소년' 인식 물었더니…잇딴 폭행사건 탓 비행 청소년과 TV 속 문제아 이미지 먼저 떠올려
"제도권에서 밀려나면 실패자로 보는 인식 개선해야…정부 지원 뒷받침돼야"
부산 여중생 폭행하는 가해자들
부산의 여중생 2명이 피해자를 폭행하는 CCTV 장면/연합
최근 부산·강릉·천안 등에서 잇따라 발생한 학생 폭행 사건 가운데 ‘학교 밖 청소년’이 가해자로 연루되면서 제도권 밖 학생들의 범죄 행위가 도를 넘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폭행이 잔혹하고 흉포화해졌을 뿐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폭행하는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유포하는 대범함까지 보여 소년법을 폐지해 법으로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 실정이다.

‘학교 밖 청소년=위기의 청소년’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로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학교’라는 제도권 내에 있는 학생들과 일반 시민들은 학교 밖 청소년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에 있는 A고등학교와 B여자고등학교의 학생들을 포함해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비행 청소년’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A고에 다니는 이모군(18)은 학교 밖 청소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를 묻자 “양아치, 불량 청소년”이라고 말했고 같은 학교에 다니는 권모군(18)과 김모군(18) 역시 “비행 청소년”이라고 답했다. 인근 B여고에 재학 중인 김모양(18)은 “놀이터에 있을 것만 같다”며 TV 속에서 비친 ‘위기의 청소년’의 모습을 연상했으며 같은 고교의 또 다른 김모양(18)은 “어두운 게 가장 먼저 떠오른다”며 학교 밖 청소년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담배를 피는 청소년”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경기 용인에 사는 장모씨(여·34·주부)와 직장인 김모씨(36·서울 노원구)는 모두 “담배를 피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학교 밖 청소년의 이미지를 떠올린 이유로 “TV 속에서 비쳐진 모습”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학교 밖 청소년을 잘 알지 못한 채 최근 들어 언론에 자주 거론됐던 잔혹한 학교폭력 사건이나 드라마 등에서 문제아로 그려진 학교 밖 청소년의 모습이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현직 교사 사이에서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교를 그만둔 원인을 놓고 의견이 갈렸다. 인천 A중학교의 박모 교사(38)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과반 이상이 문제가 있어 학교를 그만두는 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특히 학교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들도 마찬가지다. 이 사건들로 인해 학교 부적응으로 연결돼 (학교를)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 남양주의 인문계고교인 도농고에 재직 중인 이옥경 교사(여·53)는 학교를 그만두는 원인은 복합적이라고 봤다. 학생들이 학교를 그만두기 전에 실시하는 학업숙려제의 진로상담을 맡고 있는 이 교사는 “경제적이나 정서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가정환경을 두거나 친구 관계가 어려운 학생들, 학교 부적응으로 학업을 중단해 학교와의 인연을 끊은 아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인식 개선도 필요하지만 사회적으로 기본적인 도움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사는 “학교 밖 아이들은 부모 지지체계도 약하고 진로지원 등 사회적으로 지원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다”면서 “제도권에서 밀려나면 실패자로 보는 인식이 개선되고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도 직업학교나 심리치료, 쉼터 등 경제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학교 밖 청소년들이)비행할 조건들이 줄어들게 된다. 정부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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