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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부침주 현대차]‘위기는 기회다’ 정몽구 회장, 새로운 역사 써내려간다

[파부침주 현대차]‘위기는 기회다’ 정몽구 회장, 새로운 역사 써내려간다

기사승인 2017. 01.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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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위기를 발판 삼아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한다. 지난해 사상 처음 내수 점유율 60%가 붕괴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오히려 올해 목표치를 역대 최고치로 설정하는 등 초강수를 뒀다. 해외시장은 물론 내수·신흥시장 판매량 확대에 집중하고 더불어 미래 기술 개발에도 아낌없는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는 25일을 전후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현대차의 지난해 매출은 93조8943억원, 영업이익은 5조627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6조3579억원에서 1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의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은 53조1601억원, 영업이익 2조5174억원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는 2015년 발생한 기저효과로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정 회장의 역발상 본능이 다시 한번 발휘됐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대내외적으로 극심한 위기 상황 속에서도 창사 이래 역대 최대 판매 목표치(825만대)를 설정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기록한 역대 최대 판매량을 바탕으로 지난해 부진했던 내수·신흥시장에서의 판매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정 회장은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내실 강화와 책임 경영을 바탕으로 수차례 고비를 넘긴 바 있다. 특히 1998년 IMF 외환위기 때는 기아차를 인수합병(M&A)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지금의 글로벌 메이커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정 회장은 초심으로 돌아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우선적으로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시장에 향후 5년간 31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도요타의 투자금액인 100억달러 다음으로 큰 규모다. 투자 금액은 자율주행과 미래 신기술 개발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또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신차 생산에 대한 설비 증설에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SUV의 성장세가 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대차가 SUV 생산을 위한 미국 2공장 설립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SUV 시장은 2020년까지 3000만대로 확대, 글로벌 수요의 30%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2공장 설립이 힘을 받는 상황이다.

부진했던 내수·신흥시장에서는 지난해 출시된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 그랜저IG에 더해 신형 모닝과 제네시스 G70·쏘나타 부분변경모델·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OS·퍼포먼스 차량 스팅어·신형 프라이드·벨로스터 후속 모델과 기아차의 새로운 소형 SUV 등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며 라인업을 강화한다. 인도·러시아서 인기를 끌고 있는 소형 SUV 크레타를 브라질에 추가로 투입했다.

올해 진행할 노사간 임단협도 원만히 해결해 생산차질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현대차 노조는 24회 파업을 통해 14만2000여대 생산차질, 3조1000억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노사간 협력이 중요하다”며 “원만하고 조속한 해결을 통해 피해 규모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자율주행자동차·커넥티드카·친환경자동차 등 미래 자동차 개발 투자를 지속한다. 현대차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이는 미국자동차공학회의 5단계 기준 가운데 최종 단계 바로 아래인 4단계에 해당한다. 현대차가 자율주행차 개발의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는 부분이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의왕연구소 지능형안전연구팀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향후 글로벌 부품사와의 협업을 통해 2020~2021년 부분자율주행 차량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들어갔다.

한편 그룹 내 직원들도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동참하고 있다. 올해초 과장급 이상 간부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임금동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임금 동결에 포함되는 간부 사원은 현대차 그룹사의 과장~부장급 3만5000여명이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임원 1000여명이 연봉의 10%를 자진 삭감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직원의 임금 동결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8년 만이다. 앞서 2006년에도 간부 사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본급 동결을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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