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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부침주 현대차]트럼프 장벽 넘으려면?… ‘R&D’ ‘협업’이 핵심

[파부침주 현대차]트럼프 장벽 넘으려면?… ‘R&D’ ‘협업’이 핵심

기사승인 2017. 01.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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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출시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 825만대 판매’라는 목표를 세운 현대자동차그룹이 트럼프발 보호무역 정책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세계 자동차 업체들을 향한 트럼프 정부의 거센 압박에 현대차는 최근 미국 내 신규 공장 건설을 비롯한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는 현대차가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하는 한편 대내외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관계 재정립은 물론,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와 협업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향후 5년간 미국 현지에 31억달러(약 3조6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5년간 현지에 투입한 21억달러(약 2조5000억원)보다 약 50% 많다. 또 미국 앨라배마주 현대차 공장과 조지아주에 위치한 기아차 공장을 비롯해 미국 내 현대차 제2공장 설립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장 건설 문제는 생산 지역과 규모 등을 고려해 결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행보와 무관치 않다. 트럼프 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공언하면서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둔 외국 기업들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그 결과 포드·제너럴모터스(GM)·크라이슬러 등 ‘빅3’를 비롯해 도요타와 현대차도 미국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이로써 현대차는 멕시코에서 제품을 생산해 무관세로 미국에 판매하려던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개정될 경우 현대차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친환경차 라인업 확대와 제네시스 브랜드 안착, 미래차 등에 대한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기 위해서는 양산차 판매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판매가 늘지 않으면 마케팅·판매 보조금 비용이 늘어 영업이익률은 낮아진다. 이는 신차를 개발한 R&D재원 감소와 맞물린다는 점에서 좋지 않은 신호다. 지난해 현대차의 R&D 투자액은 2조원 전후로 도요타 1조800억엔(약 11조147억원), 폴크스바겐은 136억유로(약 16조9869억원)에 비해 약 6분의 1 수준이다. 현재로서는 새로운 엔진은 물론 완전 신차도 만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는 기존의 독자 R&D에서 벗어나 타 완성차·외부 업체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폐쇄적인 독자 R&D에서 벗어나 이종업종 및 다른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이 필수”라면서 “R&D로 기본기를 다져 상품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R&D 투자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강성 노동조합 역시 해결해야 할 난제다. 향후 현지로 가는 수출 물량이 줄어들면 국내 생산설비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약 33만대에 달하는 물량이 미국으로 옮겨가야 하는 상황에서 가뜩이나 민감한 노사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노조는 업무 숙련도 향상과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사측도 타협과 양보로 조정방안을 고민해 노사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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