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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스냅드래곤 갤S23 탑재”…퀄컴 보고서에 심기불편한 삼성전자

[취재후일담] “스냅드래곤 갤S23 탑재”…퀄컴 보고서에 심기불편한 삼성전자

기사승인 2022. 11. 0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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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떠돌던 '갤럭시S23' 스냅드래곤 탑재설 확인?
삼성전자 "확인된 내용 아냐" 심기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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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IR 자료/제공=퀄컴
퀄컴이 소문만 무성하던 '갤럭시S23'의 스냅드래곤 100% 탑재설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최근 4분기(7~9월) 실적발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3에서 퀄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적용 비율이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밝히면서죠.

퀄컴이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신제품 관련 계획을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삼성전자와 합의된 내용도 아니었다고 하고요. 심기가 불편해진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퀄컴에 공식 항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고 합니다.

삼성전자가 단단히 화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됩니다. 먼저 삼성전자의 내부 교통정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될 AP는 퀄컴에서 사오기도 하지만, 자체 AP인 엑시노스도 탑재되기 때문이죠. 엑시노스는 삼성전자의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해 파운드리사업부가 생산하고,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구매해 스마트폰에 탑재합니다.

삼성전자 안팎에 따르면 MX사업부는 올초 불거진 엑시노스 성능저하 논란을 이유로 신제품에 퀄컴 제품을 더 넣길 주장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1년에 2000만대 이상 판매되는 갤럭시S 시리즈에 전량 퀄컴 칩이 탑재되면 엑시노스의 입지가 더욱 작아지는 점을 고심해왔다고 하고요.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 엑시노스 칩을 일부 지역에라도 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와중에 퀄컴이 "스냅드래곤 탑재"를 발표하다니 황당한 일일 수밖에요.

신제품 사양과 직결되는 예민한 정보라는 점도 주목할 만 합니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스마트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주로 언급되는 "전작보다 30% 빠른 연산속도"를 좌우하는 칩이지요. 스마트폰의 멀티미디어 성능, 앱 활용, 카메라 촬영 결과물이 AP 성능에 달려있습니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출시하지 않은 신제품의 세부 사항을 외부에 언급하는 일을 금기시합니다.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의 경우 출시 한달가량 전부터 양산에 돌입하는데, 양산 직전까지 최종 사양과 부품이 끊임없이 바뀌기 때문이죠. 내년 2월 출시될 스마트폰의 최종 사양은 올해 12월 말에나 확정될 예정입니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공식입장은 없다. 신제품 관련 내용이라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편으론 엑시노스의 반복된 부진이 퀄컴의 선 넘는 발표를 자초한 것은 아닌지 우려도 듭니다. 발열과 버벅임을 걱정해 엑시노스를 탑재한 갤럭시를 구매하지 않겠다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니까요. 인도에서는 갤럭시S22 시리즈에 퀄컴 칩이 탑재됐다는 소식이 퍼지자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목표로 세운 2030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려면 엑시노스의 신뢰 회복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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