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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현대차·기아, 중국 CATL 배터리 탑재 늘리는 까닭은

[취재후일담] 현대차·기아, 중국 CATL 배터리 탑재 늘리는 까닭은

기사승인 2022. 12. 1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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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준
박완준 산업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부터 중국의 저가형 전기차에 대응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CATL 배터리 주문량을 30% 이상 늘릴 것으로 보인다. 공급받는 배터리는 비교적 수익성이 낮은 소형차에 탑재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학계 전문가들의 목소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잡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중국 CATL 배터리 구매량 확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수익성이 낮은 경차에 CATL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중국 전기차 선두업체로 꼽히는 BYD(비야디)의 국내 진출을 견제하기 위함으로 풀이됩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내년 레이와 코나 EV모델에 중국 CATL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존에 탑재됐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배터리를 대체하는 형식으로, 경차의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전동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경차에 대한 고민이 깊은 상황입니다. 경차 구매 고객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차량 유지비를 중요시하게 생각하지만, 수익성이 낮은 경차에 중국산 배터리보다 가격이 30%가량 높은 국내 배터리를 탑재할 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경차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세단 등 다른 차종에 비해 가격이 싸고 옵션이 적기 때문에 대당 마진이 적습니다. 낮은 수익성에 현대차의 캐스퍼와 기아 레이·모닝 등 국내 경차는 주로 중소·중견기업에서 위탁생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1·2인가구·자영업자·세컨드카 등 특정 계층·목적의 경차 수요가 꾸준해 단종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 CATL 배터리를 탑재해 수익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이 CATL 배터리 공급량을 늘리는 또 다른 이유로는 비야디의 본격적인 아시아 시장 진출이 꼽히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독주체제'를 무너뜨린 신흥 세력 비야디는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자체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해 전기차 가격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같은 가격 경쟁력에 힘입어 비야디는 지난 11월부터 태국에서 본격적으로 차량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진출 한 달만에 주문량 1만대를 완판시킨 바 있습니다. 아울러 내년에는 한국과 일본에 전동화 모델 출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비야디의 국내 진출에 대응하기 위해 CATL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시장을 발판으로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4위까지 등극한 현대차그룹이 코 앞으로 다가온 한·중 경쟁 구도에서 치밀한 전략을 세워 한국의 자존심을 지켜내주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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