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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우리금융의 ‘기다림’…손태승 회장 논의 미룬 까닭

[취재후일담] 우리금융의 ‘기다림’…손태승 회장 논의 미룬 까닭

기사승인 2022. 12. 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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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우리금융 이사회 "손 회장 거취 다음달 논의 예정" 밝혀
금융지주 출범·주요 계열사 M&A 등 그룹 안정화 성과
우리금융 임직원, '낙하산 인사' 우려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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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논의는 시기상조다"
우리금융그룹 이사회가 최근 손태승 회장이 결심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뜻을 공식화했습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손 회장 연임 반대설을 일축한 셈이죠. 덕분에 손 회장은 다음달까지 숙고의 시간을 갖게 됐습니다. 최근 DLF(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 손실 사태 관련 대법원 승소로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연임 첫 관문을 넘었지만, 아직까지 금융당국발 외풍 등 변수가 남아있어 연임 도전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입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사회는 지난 16일 회의 이후 기자들과 짧은 브리핑을 가졌습니다. 핵심은 '손 회장 거취를 다음달에 논의할 예정'이란 것이었습니다. 차기 회장 인선 시작 시점과 라임펀드 행정소송 제기 기한이 모두 내년 2월 초란 점을 고려한 발언으로 보입니다. '당국과의 마찰에 대한 부담은 없는가'란 질의에 "여러 가지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일 뿐, 하나만 갖고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사회가 손 회장의 선택을 기다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에 대해 "손 회장이 그동안 일궈놓은 성과를 고려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손 회장은 금융지주 출범부터 보험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 M&A(인수합병)를 통해 그룹 기반을 다져왔습니다. 금융당국과 이사회,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지주사 설립 필요성을 설득하며 지금의 우리금융을 성장시켜온 만큼 그에 따른 예우를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우리금융 내부의 반발도 거셉니다. 내부 사정을 모르는 친정부 인사가 수장이 될 경우 그룹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 때문인데요. 특히 오랜 숙원인 민영화를 이룬지 불과 1년이 된 상태에서 경영연속성을 위해서라도 외부 출신 CEO(최고경영자)를 반대하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우리금융 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임직원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더해져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를 이룬 것이 불과 1년 전"이라며 "금융 전문성이 결여된 모피아를 낙하산으로 내려 보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다른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교체 수순을 밟는 분위기에서 손 회장이 연임 도전을 결심한다 해도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이사회의 '기다림'과 손 회장의 '숙고'가 어떻게 맞물려 진행될지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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