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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오픈페이 100일…빅테크에 밀려 ‘찻잔 속 태풍’ 되나

[취재후일담] 오픈페이 100일…빅테크에 밀려 ‘찻잔 속 태풍’ 되나

기사승인 2023. 04. 02.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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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드사 연합 페이서비스 '오픈페이'가 지난달 31일자로 출시 100일을 맞았습니다. 오픈페이는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간편결제 시스템을 견제하기 위해 대항마로 내놓은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일부 카드사들의 불참과 빅테크 페이사업 성장세에 '찻잔 속 태풍'이 되는 것 아니냐는 염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오픈페이 시스템을 구축한 카드사는 신한·KB국민·하나·롯데카드 등 4곳입니다. 8개 전업 카드사 가운데 참여사는 아직 절반에 불과한데요 . BC카드가 상반기 중 오픈페이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지만 우리·현대카드는 아직 구체적인 시스템 구축 시기를 확정하지 않았고, 삼성카드는 오픈페이 참여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카드사 연합 서비스로 출범했는데도 반쪽자리 서비스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카드사들이 '페이' 서비스 구축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네이버·카카오페이가 등장하자 2020년 전후로 손바닥 페이, 페이스 페이, QR코드를 활용한 테이블페이 등 다양한 페이 사업을 시도했죠. 하지만 대부분 이렇다 할 실적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반면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의 페이 사업 확장세는 빨라지고 있죠.

실제로 간편결제 시장에서 카드사 비중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기반 간편결제 시장에서 핀테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6.6%로 2019년(56.2%)보다 10.4%포인트 올랐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카드사 비중은 43.8%에서 33.4%로 오히려 10%포인트 하락했죠.

이처럼 카드사들의 페이사업이 용두사미가 되는 이유는 자체 페이 서비스로는 거대 플랫폼을 앞세운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애플페이까지 국내에 상륙하며 빅테크 간 페이전쟁이 불거지고 있죠. 카드사들이 합심해 합종연횡 전략을 펼친다해도 빅테크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카드사들은 애플·삼성 등 페이 업체에 수수료까지 지불해야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애플페이는 카드사에 건당 0.15%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수수료를 받지 않았던 삼성페이도 수수료 유료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합니다. 수년 간 이어진 페이 전쟁에서 카드사들이 사실상 밀려난 것으로 보입니다. 오픈페이도 삼성페이처럼 일부 카드사 앱을 활용하면 한번의 터치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서비스가 구현되고 있습니다. 카드사들이 힘을 모아 삼성페이에 버금가는 오픈페이의 편의성을 적극 홍보하고 포인트 지급과 같은 고객 유치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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