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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온갖 정부 대책에도 여전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취재후일담] 온갖 정부 대책에도 여전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기사승인 2023. 04. 0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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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증권부 기자
정부의 온갖 대책들에도 결국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조기 편입은 불발됐습니다. FTSE러셀은 제도 개편 조치의 이행 등을 조금 더 지켜본 뒤에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WGBI에는 미국·영국·일본·중국 등 주요 23개국 국채가 편입돼 있고, 추종 자금은 약 2조5000억 달러로 추산됩니다. 우리나라 국채가 WGBI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계 자금이 국채시장에 유입되고 국채의 신뢰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편입되지 못한 지금, 대한민국 국채의 위상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이로 인해 원화 채권에 대한 디스카운트(저평가)가 발생한 상황입니다.

KB증권은 한국 국채가 국채지수에 편입될 경우 한국 채권시장으로 유입되는 신규자금이 669억3000만 달러, 원화로는 약 89조5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금리 하락 효과는 90bp(1bp=0.01%포인트)가 될 것으로 관측합니다. WGBI 최종 편입 여부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국내 국채시장 규모 등 '정량적 요소'와 대상국의 거시경제, 외환시장 및 채권시장 구조, 글로벌 예탁·보관기관 연계성 측면에서의 접근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시장 접근성 요소'입니다.

이 중 정량적 기준은 충족했으나 시장 접근성 요소가 부족하다는 판단입니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외국인의 국채 매입 이자·양도소득 비과세 관련 개정을 완료했으나 현재 △거래시간 연장과 역내 외환시장 해외 금융사 참여 등 외환시장 구조 개선(내년 7월부터 시행) △유로클리어(euroclear)·예탁결제원 국채통합계좌 개통(상반기 중 목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3분기 중 시행 목표) 등의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이것들이 모두 이행되면 시장 접근성 레벨2를 받아 가입이 수월해집니다.

이미 채권시장에서의 차익거래 유인을 회복한 외국인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원화국채를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습니다. 지난 30일까지 3월에만 외국인이 사들인 원화채권은 총 11조941억원입니다. 월별 외국인 순매수 규모로는 지난해 6월(12조753억원) 이후 최대 기록입니다. 하지만 외국인의 주식 매입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올해 3월 30일 기준 외국인들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은 605조4089억원으로 전체 시총 대비 31.24%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날의 683조6460억원(31.69%) 대비 80조원 가까이 줄어든 규모입니다.

금융당국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수년째 숙원사업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관찰대상국(watch list) 재등재를 시도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은 비관적입니다. 앞서 언급한 시장 접근성 평가 항목들 때문입니다. 과연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긍정적이기만 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찰대상국 등재를 밀어붙일 게 아니라 앞서 언급한 선결 과제들을 해결한 뒤 자연스럽게 지수에 편입하는 게 낫다는 조언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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