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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새 회계제도 도입에…치열해진 ‘보장성 보험’ 경쟁

[취재후일담] 새 회계제도 도입에…치열해진 ‘보장성 보험’ 경쟁

기사승인 2023. 04. 1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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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어른이도 가입할 수 있는 어린이 보험, 변호사 선임비용 수천만원을 지원하는 운전자 보험 …'

최근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몰이한 보험들입니다. 보험사들간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를 둘러싼 샅바싸움이 수면위로 올라온 분위기입니다. 새로운 회계제도(IFRS17)가 올해부터 적용되면서 보장성 보험 판매 실적이 예전 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으로 관측됩니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 순위에 지각 변동이 예상됩니다. IFRS17을 지난해 순이익에 적용하면 3~4위권이었던 DB손해보험이 1위사인 삼성화재를 넘어서는 결과가 나옵니다. 이 같은 변화의 핵심은 CSM(계약서비스마진)인데요. CSM은 보험계약이 향후 얼마만큼 이익을 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미래 가치평가 기준입니다. IFRS17 체제에서는 CSM이 높을수록 실적 증가폭도 커지는데요. 이를 위해 암보험과 같은 보장성 보험 비중이 높아야 합니다.

대형사들이 나서 보장성 보험 판매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실제 DB손보는 2018년 업계 최초로 어린이보험 가입 상한 연령을 25세에서 30세로 높였습니다. 그러자 KB손해보험이 이달부터 35세까지 가입연령을 확대하고 나섰습니다. 운전사보험 변호사 선임비를 둘러싼 경쟁도 치열했습니다. 지난해 10월 DB손보가 운전자보험 변호사 선임비 보장 시점을 '경찰 조사 단계'로 앞당긴 상품을 내놓은 뒤 흥행에 성공하자, KB손보 현대해상 등 주요 손보사들이 변호사 선임비용을 최대 7000만원까지 보장하는 상품을 연이어 내놨습니다.

문제는 출혈 경쟁으로 보험료가 오르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 당장은 보장 범위가 확대돼 소비자에게 유리해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운전자보험의 경우 변호사 도움이 필요 없는데도 굳이 변호사를 선임해 보험금이 과도하게 청구될 수 있습니다. 마치 실손보험처럼 말이죠. 가입 연령이 늘어난 어린이보험은 손해율이 상승해 보장 범위가 축소되거나 보험료가 오를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도 최근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에 대해 도덕적 해이와 과열경쟁을 지적하며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건전한 시장 경쟁은 소비자에게 환영받을 만한 일이지만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경우 오히려 소비자에게 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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