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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현대차·기아, 대만 도로 위 확 늘었다…고급 브랜드로 올라선 까닭은

[취재후일담] 현대차·기아, 대만 도로 위 확 늘었다…고급 브랜드로 올라선 까닭은

기사승인 2023. 04. 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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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준
박완준 산업부 기자
"현대차그룹의 호라이즌(수평형) 램프와 아이오닉 시리즈가 대만에 상륙하면서 최근 브랜드 가치가 올라간 것 같다. 특히 카니발과 스타리아는 대가족이 많은 대만 현지 분위기에 안성맞춤으로 평가돼 6개월 이상의 대기기간이 필요하다."

지난 10일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를 방문해 현지인에게 현대차·기아의 브랜드 평판에 대해 묻자 이같이 말했습니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찾은 대만의 도로 위 풍경은 과거와 많이 달랐습니다. 싼타페와 카니발, 스타리아 등 한국산 차량이 눈에 띄게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과거 대만의 수입차 대부분은 일본과 독일 브랜드가 점유율 70% 이상을 독식하는 시장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국가와 FTA(자유무역협정)를 맺지 않은 대만은 다른 국가보다 2000만원가량 비싸게 판매할 수 있는 알짜 시장으로, 토요타와 혼다 등 수입차 브랜드의 실적을 이끈 국가였죠.

하지만 최근 대만에서 현대차·기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토요타나 혼다와 비슷한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호라이즌 램프 등 차별화된 디자인과 최첨단 인포테인먼트가 탑재돼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차량 전면부에 탑재된 얇은 호라이즌 램프는 미래지향적 이미지가 강조돼 기존 대만 도로 위를 달리던 차량과 차별화된 모습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에 대만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일반 승용차가 아닌 값비싼 브랜드의 차량으로 인식되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일본 브랜드의 점유율은 낮아지고, 3040세대는 현대차·기아를 드림카로 꼽는 실정입니다.

아울러 현대차·기아가 경쟁 브랜드보다 한 발 앞서 전기차를 출시한 것도 프리미엄 브랜드로 올라서는 데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대만의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원제도(연료세 면제·물품세 감면 방식)에 맞춰 아이오닉 시리즈를 판매해 첨단 브랜드로 입지를 굳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해 대만에서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탑재된 아이오닉5를 출시하고, 주문 개시 3시간 반 만에 1년 치 판매 물량을 모두 소진한 바 있습니다.

최근 10년 사이 대만의 수입차 비율이 급증하며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2010년 전체 판매량 중 23% 비율을 차지했던 수입차가 최근 50%를 돌파했기 때문입니다. 낮은 소득수준에도 사치품을 선호하는 '월광족'(월급을 모두 소비하는 소비군)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라는 말처럼 현대차·기아는 급증한 수요에 맞춰 수출 물량을 늘리고, 현지 딜러사와 원활한 소통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도약을 앞두고 제네시스 출시 등 전략도 재수립해 상승세를 이어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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