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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대출 첫 달부터 연체한다고?”…악질 대출자에 고민 깊은 저축은행

[취재후일담]“대출 첫 달부터 연체한다고?”…악질 대출자에 고민 깊은 저축은행

기사승인 2023. 04. 1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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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반명함] 사진 파일
"최근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린 대출자 가운데 원리금을 한 달도 내지 않고 채무조정을 신청하겠다며 연체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처음부터 돈을 갚을 생각이 없던 악질 대출자입니다. 그럼에도 저축은행들은 이들의 채무조정을 순순히 받아주고 있죠."

요즘 저축은행이 처한 상황을 나타내는 한 저축은행 관계자의 하소연입니다. 고금리와 고물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소비자들이 저축은행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요. 경기둔화로 인해 이들의 대출 원리금 상환 여력이 떨어지자 저축은행들의 건전성 지표도 나빠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전년보다 1%포인트나 오르며 5%를 넘어섰고, 부실채권 비중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이 기간 4.1%로 0.7%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아직 1분기 건전성 데이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저축은행들은 올해 대출 부실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을 신청하거나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건수가 예년보다 몇 배씩 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저축은행들을 더 고민스럽게 만드는 건 악질 대출자라고 합니다. 대출을 받은 이후 한 차례도 원금과 이자를 내지 않고 연체한 뒤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는 건데요.

저축은행들은 이들이 처음부터 이럴 의도를 가지고 돈을 빌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저축은행도 여신심사가 미흡해 악질 대출자를 걸러내지 못한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축은행을 찾는 금융소비자 대다수가 저신용, 취약계층인 점을 고려하면 은행처럼 대출 문턱을 높일 수 없다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악질 대출자들이 악용하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이에 저축은행들은 신복위가 일률적인 기준으로 채무조정 신청을 받을 게 아니라, 대출자의 상환여력 등을 잘 따져봐 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소득이 있고, 상환여력이 있는데도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경우도 종종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악질 대출자로 인해 피해가 저신용·취약계층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신복위와 저축은행들이 머리를 맞대고 방안 마련에 함께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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