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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박정희·김대중 추도식 모두 찾은 김기현

[취재후일담] 박정희·김대중 추도식 모두 찾은 김기현

기사승인 2023. 10. 2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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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박정희 전 대통령·노태우 전 대통령 추도식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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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오른쪽)와 함께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추도식을 찾았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서거 44주기 추도식에는 김 대표가 최근 대구 달성사저를 예방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11년만에 참석했는데요.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국빈순방을 마치고 이날 오전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해 박 전 대통령을 향한 추도사를 올렸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2주기 추도식에는 여야 인사들이 두루 참석했습니다.

여당 대표로서 박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 참석은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보수정당의 계보를 이어온 국민의힘으로선 '선배 정당'에서 배출한 자랑스러운 대통령들이기 때문입니다. 김 대표가 지도부와 최고위원회의를 주로 여는 국회 본관 228호에도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의 존영(尊影) 걸려있습니다.

김 대표는 올해 전직 대통령의 추모행사에 여야를 막론하고 빠짐없이 참석했습니다. 지난 5월 23일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제에 참석했고, 8월 18일에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했습니다.

한국 정치사의 굵직한 역사를 써내려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거나,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추도식에도 참석했고요. 광주 5·18 추모행사도 다녀왔죠.

정당의 대표라면 전직 대통령 추모행사에 모두 참석하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 추모식에는 참석했지만, 보수정당이 배출한 대통령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당직자에게 문의해봤는데요. 이 당직자는 "지도부의 의중에 따라 다르지만, 그동안 당 대표님이 보수정당의 전직 대통령 추모식에 따로 가셨던 적은 없는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안 가는 것은 아니고 우리 당의 정서상 그런 게 아닐까 싶다"고 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공과 과를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대선후보가 묘역에 참배한 적은 있었던 것 같은데 지도부가 추도식에 참석한 장면은 떠오르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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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공동취재
김 대표는 왜 여야를 아우르는 행보를 보였을까요? 김 대표는 지난 6월 노 전 대통령 추모제에 참석하기 전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에서 기자들에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생각을 들려준 적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에 대한 흑역사를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수감됐던 전직 대통령을 염두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온 나라가 반토막 나고 극심한 갈등을 겪었고요.

김 대표는 "대한민국 정치 선진화를 위해서는 더 이상 전직 대통령에 대한 흑역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생각과 철학이 다르다 하더라도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하고 그에 대한 존중의 뜻을 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추모제 참석 후 국회로 돌아온 김 대표는 다시 전 정권과 야당을 향한 비판 메시지를 쉼없이 쏟아냈지만요.

요즘 국민의힘은 혁신위원회를 띄우고 대대적인 쇄신을 예고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혁신위원회가 내놓을 첫 번째 '혁신안'에 생각이 다른 이들을 얼마나 품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가 말했던 '생각과 철학이 다르더라도 예우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한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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