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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범농협 CEO 앞에 매월 책 전달된 사연은?

[취재후일담]범농협 CEO 앞에 매월 책 전달된 사연은?

기사승인 2024. 01. 0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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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금민
"보통 임원들은 새벽부터 일정을 소화하잖아요. 독서 경영이 아니었다면 책을 읽을 여유가 없었을 겁니다."

NH농협은행의 한 부행장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범농협 CEO 독서경영 사업'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부행장은 지난해 근대화의 성공과 실패를 다룬 도서 '해금(海禁)'을 열독했다고 합니다. 서양이 항해를 떠나는 동안 동양은 바다에 빗장을 치면서 문화·과학적 경쟁력에 차이가 생겼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요.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이 과감한 도전과 혁신, 개방적 자세에서 나온다는 교훈을 던지는 책이었습니다. 이 부행장은 "바쁜 일정 와중에도 책을 보며 역사의 명암을 공부했다"며 "책의 내용이 인상 깊어 주변 농협은행 직원들에게도 추천했다"고 말했습니다.

독서 경영은 농협의 핵심 경영 철학 중 하나입니다. 변화하는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범농협 조직 리더로서 핵심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독서가 필수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농협중앙회의 경우 지난 2012년 신용·경제 사업을 분리하면서 조직의 정체성과 비전을 재구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에 독서 경영을 통해 조직원들의 역량을 길러 장·단기적 경영 성과를 창출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단합도 다질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농협금융은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을 제치고 순이익 기준 4위에 오르고,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독서 경영 노력은 올해에도 이어집니다. 2월부터 11월까지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 등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약 8명에게 매월 추천 도서 목록을 제공합니다. 참여 의사가 있는 CEO에게는 자신이 고른 실물 책을 전달합니다. CEO가 솔선수범해 직원들의 독서를 유도하고,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를 형성해 경영의 지혜를 찾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추천 도서 분야도 경제·경영부터 인문, 문학, 자기계발까지 다양하게 설정했습니다. 농협중앙회·계열사 고위직 임직원들도 원하면 추천 도서 목록과 책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독서 경영 사업은 CEO의 기본 소양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독서 환경을) 일부러 만들지 않는 이상 임원들이 책을 읽을 시간을 내지 못하는 만큼 중앙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독서 장려 프로그램"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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