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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기업은행의 ‘격지스코어’ 인사관리 묘수될까

[취재후일담] 기업은행의 ‘격지스코어’ 인사관리 묘수될까

기사승인 2024. 01. 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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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증명
IBK기업은행이 이번 정기인사에서 '격지스코어' 제도를 처음 활용했습니다. 격지스코어는 직원들의 누적 출퇴근 시간과 거리를 점수로 산출해 향후 근무지를 선정할 때 활용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기업은행이 이런 제도를 도입한 건 시중은행과 달리 중소기업을 주 고객으로 두고 있는 특성 때문입니다.

시중은행의 경우 기업 뿐만 아니라 일반 고객들 비중이 큰 만큼 시내 등에도 많은 영업점을 두고 있습니다. 덕분에 대부분의 직원들이 출퇴근이 용이한 곳으로 발령을 받곤 합니다. 이는 주거지와 멀지 않은 곳으로 배치하는 관행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죠.

반면 기업은행 점포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자금 대출, 컨설팅 등 지원 사업을 하다보니 주로 산업단지나 도시 외곽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거주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영업점이 있다보니 직원들의 장거리 출퇴근이 일상화돼 있는 겁니다. 지방 소도시 점포의 경우에도 순환근무제를 통해 발령을 받게 되는데, 이에 따른 고충도 잇따릅니다. 장거리 출퇴근 외에도 임시 거주처를 얻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죠.

시중은행과 달리 출퇴근에 고충이 많은 탓에 격지스코어를 통해 혜택을 줄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게다가 누군가는 격지근무를 오래 하고, 누군가는 주거지와 가까운 도심 점포에서만 계속 근무한다면 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격지스코어는 이런 불만을 방지하기 위한 대안이기도 합니다.

격지스코어는 근무지와 주거지 간 통근 거리와 시간을 점수화해 일정기간 동안 누적 평균된 스코어를 산출하고, 이를 통해 전직원이 자신의 상대적인 격지 수준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격지점포 발령시 격지스코어가 낮은 사람을 우선 검토하고, 격지스코어가 높은 사람은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겁니다.

격지스코어는 김성태 행장이 지난해 취임한 후 구성한 '인사혁신 TF'를 통해 선정한 인사혁신 과제 중 하나입니다. 지난 1년 간 수차례 직원 간담회를 진행하며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고 이 과정에서 발굴된 과제입니다. 그만큼 직원들의 기대도 큽니다.

기업은행은 객관화된 데이터를 통해 격지 발령의 공정성과 투명성,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인사발령의 직원 수용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격지스코어를 시작으로 기업은행의 인사관리 시스템이 더욱 발전해 나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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