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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오너·사업 다 다르다…‘두 심장’으로 뛰는 세아그룹

[마켓파워] 오너·사업 다 다르다…‘두 심장’으로 뛰는 세아그룹

기사승인 2024. 02. 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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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경영이지만 사실상 '독립체제'
계열분리 추진 가능성 꾸준히 제기
공정위 리스크 등 지분 정리 부담
철강업황 변수도…대응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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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분사 이후 6년째 세아그룹이 두 개의 심장을 갖고 성장 중이다. 세아그룹은 오너 3세 시대로 넘어오면서 사촌경영 체제가 굳어졌다.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의 작은아버지이자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사장의 아버지인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이 아직 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세아홀딩스가 최상위 지배구조에 있기는 하지만, 세아제강지주와는 서로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양 사업부문이 독립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셈이다.

이에 꾸준히 계열분리 가능성도 나오지만 이태성 사장이 대주주인 세아홀딩스 지분을 이순형 회장, 이주성 사장도 보유하고 있어 당장은 추진력을 얻기 힘들다. 두 사업이 상호보완적인 만큼 당분간은 현재의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이태성 사장의 지배력 확대 과정을 들여다보면서, 추가적인 지분 정리 작업을 진행하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철강업황이 글로벌 무역 장벽, 공급 과잉 등으로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만큼 현재는 위기 극복에 집중해야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특히 올해 주요 수출국인 미국 대선 등으로 정책 변화도 예견돼 두 사장 또한 기민한 대응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아그룹내 비슷한 성적을 내 오던 두 개의 지주사 실적이 크게 엇갈렸다. 지난해 세아홀딩스는 1986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동기대비 1.3% 늘은 반면 세아제강지주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1238억원으로 28.5% 뒷걸음 쳤다.

그룹내 지주사간 엇갈린 실적은 오너가 다른 만큼, 영위하고 있는 사업도 달라서다. 이태성 사장이 이끄는 세아홀딩스는 전기차와 고급차, 건설기계에 주로 사용되는 특수강 사업이 핵심이다. 특수강이란 일반 탄소강에 합금을 첨가, 성질을 개선한 강철이다. 급성장 중인 전기차 시대를 맞아 세아는 기존보다 더 가벼우면서 강도는 높은 특수강으로, 업계를 주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우주항공산업에서 세아의 고가 특수합금 수주는 회사 주가를 상한가로 띄워올리기도 한다. 세아베스틸·세아창원특수강·세아항공방산소재 등이 메인 플레이어다.

반면 사촌 이주성 사장이 지배하는 세아제강지주는 파이프로 불리는 강관사업이 핵심이다. 글로벌 각국의 원유 증산은 파이프 가격을 뛰게하는 최대 호재이지만 유가가 안정되면서 생산량이 줄고 있는 추세다. 미국이 자국 철강사를 살리기 위해 부과하고 있는 갖은 관세 압박도 세아제강을 흔드는 요소다.

양사 모두 전반적으로 업황이 글로벌 공급과잉·수요 위축 등으로 부진한데다 대외적 변수 요인도 많은 상태다. 두 사장 또한 당장의 위기 대응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수강 사업은 전방산업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당장의 수요 부진이 곧바로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에너지향 강관 수요로 최근 급성장한 세아제강의 경우에도 미국의 에너지 정책 변화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사촌경영 체제를 더욱 확실히 다질 지분 정리 등은 당분간 이뤄지기 힘든 환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태성 사장은 최근 승계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으며 리스크가 생겼다. 공정위는 세아홀딩스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산하 계열사에 일감을 주고 부당하게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부당 지원 주체로 지목된 세아창원특수강은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과거 진행하던 승계 작업에 잡음이 생기면서 추가적인 지분 정리 작업은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업계에서는 세아그룹이 지난 2022년 세아베스틸지주를 물적분할해 설립하자 가치를 끌어올려 나중에 세아홀딩스와 합병할 가능성을 제기했던 바 있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지분까지 정리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태성 사장이 세아홀딩스 최대주주인 만큼 특수강 사업을 확장해 가치를 올리면 향후 지분 교환 등으로 활용할 선택지가 늘게 된다.

현재 세아홀딩스 지분은 이태성 사장이 개인회사 등을 동원해 40% 이상 보유하고 있고,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사장과 이순형 회장도 각각 17.95%, 8.66%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이태성 사장은 세아제강지주 지분을 아예 보유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에서 두 사장은 당분간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어려운 통상 정책 변화에도 기민하게 대응해야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되는 환경에서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생산기지를 유연하게 운영해나가면서 대응해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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