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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식 “핵잠수함은 북한 핵·SLBM 위협 대비한 유일한 ‘비수’”

문근식 “핵잠수함은 북한 핵·SLBM 위협 대비한 유일한 ‘비수’”

기사승인 2016. 09. 15.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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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한반도 외교안보 길을 묻다] "핵무기 보유 모든 국가 최종 목표는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에 핵탄두 장착, 물 속 잠수함에 숨김으로써 핵무기 생존성 높이고 보복 능력을 갖추는 것"
문근식 전대장
국내 최고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대외협력국장(58·해사 35기·예비역 해군 대령)이 15일 아시아투데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핵무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핵추진 잠수함을 하루 속히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김종원 기자
“핵무기를 보유하는 모든 국가의 최종 목표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에 핵탄두를 장착해 물 속 잠수함에 숨김으로써 핵무기의 생존성을 높이고 보복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국내 최고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대외협력국장(58·해사 35기·예비역 해군 대령)이 지난 12일 군사·안보 전문서 ‘문근식의 잠수함 세계2’로 ‘왜 핵 추진 잠수함인가’를 펴냈다.

최근 북한이 5차 핵실험과 함께 SLBM 발사 시험에 성공함에 따라 북한 핵 위협에 대비한 핵 잠수함 조기 확보와 자체 핵무장론, 전술핵 재배치가 현실적 대응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문 국장은 15일 아시아투데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왜 우리가 핵 잠수함을 조기 확보해야 하는지에 대해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먼저 문 국장은 “왜 미국·영국·프랑스가 제2차 세계대전 때 해전의 영웅이었던 디젤 잠수함을 모두 폐기하고 가격이 비싼 핵 추진 잠수함만을 운용하고 있겠는가? 핵 추진 잠수함의 전략적인 효과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이라고 강조했다.

문 국장은 “핵무기 운반 수단은 크게 세 가지다. 전략폭격기,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SLBM이 그것이다. 전략폭격기와 ICBM은 맨 늦게 개발된 SLBM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협도가 낮다”고 분석했다.

문 국장은 “왜냐하면 전략폭격기와 ICBM은 비행 중 장시간 위치가 노출돼 중간에 요격되기 쉬운 반면 SLBM은 잠수함의 위치가 노출되지 않아 언제 어디서 발사될지 모르며 적의 핵무기에 의해 우리의 영토를 공격받은 후에도 물 속에서 보복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문 국장은 “핵추진 잠수함은 디젤 잠수함보다 월등한 은밀성과 기동성을 갖추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적에게 ‘비수’를 들이대며 선제공격을 받았을 때도 살아 남아 보복공격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체계다”고 평가했다.

문 국장은 북한 SLBM의 현실적 위협 평가와 관련해 “북한이 거대한 핵 추진 잠수함을 보유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개발하고 있는 2000톤 신포급 잠수함에 핵탄두를 장착한 SLBM을 단 1발만 탑재해 물 속으로 들어가도 우리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고 진단했다.

문 국장은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SLBM을 실전 배치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면서 “이제 북한의 SLBM 위협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SLBM 탑재 잠수함이 출항하기 전부터 물 속에서 작전할 때까지 전 과정을 면밀히 감시하고 추적할 수 있는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해야 한다”고 시급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 국장은 우리가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장애요인을 크게 세 가지로 꼽았다.

문 국장은 “첫째는 기술 수준이고, 둘째는 핵연료의 안정적 확보이며, 셋째는 가장 중요한 국가적 의지다”면서 “첫째 우리의 기술 수준은 미국이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한 1954년의 기술 수준과 비교해볼 때 우리가 훨씬 앞서 있으므로 별 문제가 안 된다”고 진단했다.

문 국장은 “우리는 현재 세계 5위의 원자력 기술 강국이며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자로를 수출할 정도로 원자력 기술 자립을 달성했다”면서 “3000톤급 잠수함 독자 설계도 마쳤고 건조 중이며 2018년 진수 예정이므로 정책만 결정되면 기술적인 문제는 쉽게 극복하리라 여겨진다”고 진단했다.

다만 문 국장은 “문제는 핵연료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우라늄의 군사적 전용을 금지하는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한미원자력협정의 명시적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 방법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국장은 “미국 등 강대국이 핵 추진 잠수함에 원자로를 탑재할 때 주장했던 것처럼 원자력을 함정의 추진체에만 사용하는 것은 평화적 이용에 해당함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국장은 “프랑스의 루비급 잠수함과 같이 20% 미만으로 농축한 우라늄을 사용하면 된다. 농축도 20% 미만의 우라늄은 국제 시장에서 상용으로 거래되며 사용 후 IAEA에 용처를 보고하면 된다”면서 “농축도 20% 미만의 우라늄은 사용 후 재처리를 하지 않으면 핵무기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핵무기 제조에 대한 오해도 불식시킬 수 있다”고 현실적 대안으로 설명했다.

문 국장은 “우리는 농축과 재처리 시설을 보유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핵무기를 만들 정도인 농축도 95% 이상의 우라늄을 확보할 수 없다. 농축도 20% 미만의 우라늄을 군함의 추진체에만 사용하겠다고 IAEA에 당당히 보고하고 IAEA 요구 시 핵사찰을 받겠다고 하면 된다”고 말했다.

문 국장은 “지난해 한미원자력협정에서는 상호 협의에 의해 농축도 20% 미만의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도록 개정했지만 이는 미국산 우라늄과 장비를 사용할 때 해당되는 것이므로 제3국에서 20% 미만의 우라늄 메탈을 구입하면 미국과 협의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문 국장은 “결론적으로 우리가 추진하는 방법이 국제법에 위배되지 않으므로 강력하게 추진하면 된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적 의지다”고 말했다.

문 국장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으로서 핵무기 개발은 포기하되 가중되는 북한의 SLBM 위협에 대비해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 방안은 북한 SLBM 탑재 잠수함을 추적하고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임을 적극 주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문 국장은 “우리 해군의 핵 추진 잠수함 보유의 당위성은 명약관화하다”고 밝혔다. 문 국장은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을 기지에서부터 효과적으로 봉쇄하고 또한 봉쇄에 실패할 경우 은밀하게 추적·격침시키기 위해서는 장기간 은밀한 작전이 가능한 핵 추진 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무엇보다 문 국장은 핵 잠수함 조기 확보의 절박성에 대해 “북한은 핵무기를 소형화해 잠수함에 탑재하는 단계에 와 있는데 우리는 핵무기 개발은 고사하고 이를 추적·감시할 수 있는 핵 추진 잠수함을 개발도 못 한다는 것은 자주국방을 포기하는 것이며 안보 무책임”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문 국장은 “언제까지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이 우리를 대신해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을 추적하고 감시해 주기만을 바랄 것인가? 우리 힘으로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을 24시간 추적하고 감시할 수 있는 핵 추진 잠수함을 하루 빨리 건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문 국장은 “북한이 SLBM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지금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국장은 “그동안 우리의 전력 대응은 북한의 비대칭 전력이 실전 배치된 후 뒤늦게 허겁지겁 따라잡는 식이었다”면서 “이제 더 이상 뒷북만 쳐서는 안 된다. 핵 추진 잠수함은 이제 우리에게 미래 주요 전장인 수중 전장의 우세를 선점하는 진정한 역비대칭 전력이고 도약적 우위전력이라고 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문 국장은 “국가 생존이 달린 순간에 우리 모두가 핵 추진 잠수함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위해 국가적 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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