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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소비자, ‘가치’를 사다①] 가성비…작은사치… 결국은 ‘자기만족’

[깐깐한 소비자, ‘가치’를 사다①] 가성비…작은사치… 결국은 ‘자기만족’

기사승인 2016. 04. 0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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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가치가 구매 의사 결정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재화(財貨)의 지불을 통해 얼마만큼 만족도를 느끼는가가 지갑을 여는 ‘키(key)’가 되고 있는 것이다. 사치나 과시성의 소비와 달리 ‘가격 대비 성능비’ 이른바 ‘가성비’를 따지는가 하면 무조건 가격이 저렴한 상품만을 좇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족적인 상품에 투자하는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합리적 가격의 실속형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것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작은 사치로 프리미엄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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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롯데월드몰점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는 SPA브랜드 ‘유니클로’의 약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경기 침체로 전반적인 패션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니클로는 국내 진출 10년 만에 단일 브랜드 사상 최초로 매출 1조원의 벽을 넘어섰다. 가성비가 좋고 최신 유행의 옷을 시장에 빠르게 선보이며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저가커피의 시장 확대도 맥을 같이 한다. 1000원대 저가 커피가 주목을 받으면서 ‘빽다방’ 등 저가 커피전문점이 빠르게 매장 수를 늘려가고 있고, 편의점의 원두커피 매출도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세븐일레븐의 원두커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 수준까지 뛰었고, GS25는 2.92배, CU도 1.62배 상승했다. 편의점 커피 열풍에 위드미는 500원짜리 커피까지 선보였다.

불황 속에서 ‘포미족’도 소비 트렌드로 떠올랐다. 포미(FOR ME)란 건강(For health), 싱글족(One), 여가(Recreation), 편의(More convenient), 고가(Expensive)의 알파벳 앞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로, 이들은 패션·리빙·취미 생활 등 다양한 관심사를 가지고 끊임없이 자신을 위한 가치투자를 한다. 무조건 허리띠를 졸라매거나 과소비가 아닌 ‘작은 사치’로 자신에게 보상하려는 심리가 강화된 것이다.

포미족의 가치소비 경향은 홈쇼핑의 뷰티와 패션 상품 특수에도 반영된다. CJ오쇼핑·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 등 대다수 홈쇼핑 업체의 판매량 순위에서 패션·뷰티 제품이 1~5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자신을 꾸미는 데 투자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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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1만원대 스페셜티 시장도 커지고 있다. 커피 마니아층이 늘어나면서 고급화된 소비자들의 입맛과 뚜렷해진 고객 취향에 맞춘 프리미엄 커피를 제공하는 매장이 속속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014년 선보인 ‘스타벅스 리저브’는 현재 50여개 매장으로 늘어났고 1월 말 기준으로 누적 판매 53만잔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실속형 PB(자체브랜드) 상품 등 전략상품과 자기만족을 위한 명품·고가브랜드가 함께 성장세를 나타내는 등 불황 속에서 소비의 양극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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