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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소비자, ‘가치’를 사다③] 브랜드 없어도 날개 돋힌 듯…PB의 마력

[깐깐한 소비자, ‘가치’를 사다③] 브랜드 없어도 날개 돋힌 듯…PB의 마력

기사승인 2016. 04.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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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이마트의 초저가 PL브랜드 ‘노브랜드’
요즘 유통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빼면 시쳇말로 장사가 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브랜드에 연연하지 않는다. 가격이 싸고 제품의 질이 좋아야 기꺼이 지갑을 꺼내든다. 온·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 가격경쟁에 치열해진 요즘 자체브랜드(PB)상품이야 말로 유통업체의 핵심전략이다. 유통업체 전체가 PB상품에 사활을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이마트의 ‘노브랜드’다. 이마트의 자체라벨(PL) 브랜드인 ‘노브랜드’는 지난해 4월 출시한 이후 1년 만에 누적판매량만 2400만개에 이른다. 금액으로 따지면 500억원이다. 인기 제품인 감자칩의 경우 890원이란 가격으로 기존 일반 브랜드 상품 대비 50% 이상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지난해 6월 출시된 오리지널과 같은해 11월 출시된 샤워앤크림 2종을 총 합하면 4월21일까지 총 800만개 이상 팔려나갔다. 입고 되자마자 늘 품절사태를 빚고 있는 노브랜드 초콜릿은 식물성 유지 대신 코코아버터가 들어갔음에도 1180원(100g)의 가격이란 가성비를 앞세워 출시 이후 10만개 이상 판매되며 전체 수입초콜릿 판매량의 16%를 차지하며 1위에 올라 있는 상품이다.

이외에도 버터링쿠키 66만개, 물티슈 374만개 등 출시되는 상품마다 성공했다. 꼭 필요한 기능만 남겨놓고 포장·디자인·이름을 최소화해 초저가를 실현한 것이 주효했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소비에 있어 그 무엇보다 ‘가성비’를 우선시 하는 소비자의 소비패턴과 잘 맞아떨어진 셈이다.

노브랜드 외에도 이마트의 피코크·러빙홈, 롯데마트의 엘초이스·테(TE), 홈플러스의 파이니스트·싱글즈프라이드 등 대형마트들은 자신만의 PB브랜드를 핵심상품으로 내세워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편의점들도 PB상품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워 경쟁하고 있고, 온라인몰 역시도 독점상품을 넘어 PB상품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헤이루
BGF리테일은 자체 PB상품 통합 브랜드 ‘헤이루’를 론칭했다.
이처럼 PB상품을 유통채널의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가격적인 메리트를 앞세워 매출에 지대한 공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PB상품은 같은 종류의 제조업체 상품에 비해 10%에서 최대 30% 가까이 저렴한 것은 물론 질적으로도 성장해 경험을 통해 PB상품을 접한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찾고 있다.

매출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이마트의 PB상품의 매출 비중은 20%, 홈플러스는 28.4%, 롯데마트는 26.1%에 이른다. 편의점 역시 마찬가지로 세븐일레븐이 전년 대비 35%, CU가 28.9%, GS25가 35% 수준으로 성장하는 등 PB상품을 무시할 수 없다.

초저가 경쟁에서 온라인에 비해 불리한 오프라인 매장으로서는 해당 매장, 해당 앱에서만 구할 수 있는 PB상품으로 차별화 전략을 통한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매출에 상당한 역할을 한다.

국내 PB상품은 미국과 영국 등 유통 선진국과 비교하면 걸음마 수준이다. 미국과 영국 등 유통 선진국의 경우는 PB상품의 매출이 업체에 따라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가별로 봤을 때도 한국의 PB상품 매출은 아직 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발전가능성은 그만큼 무궁무진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PB상품은 단순히 라벨만 바꾼 1세대, 기획에 관여하며 제품력을 확보한 2세대에서 최근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한 3세대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영역도 무너진 상황에서 제품 자체에 대한 차별화를 무기로 고객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여야 하기 때문에 유통채널의 PB상품 경쟁은 더욱더 치열해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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