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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역사 쓰는 삼성…리스크 관리가 관건

새로운 역사 쓰는 삼성…리스크 관리가 관건

기사승인 2017. 08.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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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기업, 생존법을 찾아라-삼성전자上]애플·인텔 넘어선 삼성, 수성에 올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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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상태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과 갤럭시노트7의 발화 사고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업계의 피할 수 없는 힘(Force)이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순간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들이 일제히 호평에 나섰다. 당시 삼성전자는 사상최대 매출·영업이익·영업이익률 등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총수가 부재중인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외신들은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현재까지는 별다른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가 가야할 길은 녹록지 않다. 우선 이 부회장 재판이라는 변수가 있는데다가 미국과 일본·중국 업체들은 작정하고 삼성전자 견제에 나서고 있다. 지난 50년간 지속된 체질을 현재의 대내외 상황에 맞춰 유기적으로 변화시켜야 할 시점이 도래한 셈이다.

◇애플·인텔 넘어선 삼성 “수성에 올인해야”
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실형이 결정되면서 총수 부재 장기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조직 안팎에 높아지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최종 결정하는 총수가 부재할 경우 적기에 실시돼야 할 경영활동이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이 같은 성과를 ‘오랫동안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조직 내에 팽배한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첫 60조원 돌파, 영업이익 첫 14조원 돌파, 영업이익률 23.1%라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창립 이래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그래픽 참조>

아울러 같은 기간 전 세계 기업 중 매출액 1위, 영업이익 1위라는 ‘그랜드슬램’도 차지했다. 이는 전자업계의 강자 애플, 그리고 반도체 업계 강자 인텔을 누르고 달성한 것인 만큼 의미가 더욱 크다.

하지만 총수는 물론 컨트롤타워의 부재 등으로 실적 저하는 물론 성장동력까지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경묵 서울대학교 교수는 “삼성이 올해 2분기 최대 실적을 낸 것은 예전에 중요한 투자를 적기에 집행해온 결과물”이라면서 “현재 성과는 과거 총수가 내린 판단에 근거한 결과인 만큼 5~10년 후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상징 ‘M&A’ 향방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삼성전자의 상징과도 같았던 M&A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약 50년의 역사 동안 급격히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는 과감하고 시의적절한 M&A 전략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만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조이언트,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 인공지능 전문 기업 비브랩스와 캐나다 스마트 TV 전문 기업 애드기어, 스마트폰 통신 기술 기업 뉴넷캐나다 등을 인수했다.

또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에는 과감한 지분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전자뿐 아니라 자동차 분야까지 아우르는 M&A 행보를 보인 것이다.

특히 미국의 전장 기업 하만 인수에는 무려 80억달러(9조3000억원)의 거액을 들였다. 국내 기업의 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 거래액이다.

당시 전자업계는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를 두고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선 삼성전자의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이 하만의 전장 사업과 만나 거대한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향후 몇 년간 무게감 있는 M&A가 연이어 진행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삼성전자가 밝힌 굵직한 M&A 사례는 전무하다.

◇옥중경영이냐, 다시 집단경영이냐 “특단 대책 나와야”
현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와병 중으로 경영에 나설 수 없다. 더욱이 집단 경영의 기준으로 통했던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은 완전히 해체된 상태다. 사장단회의도 폐지됐다. 각 사별 자율 경영체제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계열사 간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창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같은 구조는 자율성을 보장하고 창의적 활동을 독려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명확한 지시와 결단이 내려지지 않는 만큼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옥중경영을 강화하고 전문 경영인들이 집단경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SK·한화·CJ도 집단경영으로 위기를 극복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부회장 공백상황이 길어지면서 이 같은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이 발생한 만큼 위기를 관리하고 미래를 이끌어갈 구심점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며 “무엇보다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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