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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수술 성전환 고등학생, 여자화장실 사용에 ‘폭풍논란’ 학부모·주민 반대시위

미국 비수술 성전환 고등학생, 여자화장실 사용에 ‘폭풍논란’ 학부모·주민 반대시위

기사승인 2015. 09. 0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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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스버러 고등학교 학생 라일라 페리. 출처=/KMOV 방송
자신의 성 정체성을 여성으로 규정한 한 고등학생이 교내에서 여자 화장실과 탈의실을 사용하자 미국 소도시가 발칵 뒤집히는 소동이 일어났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소도시 힐스버러에서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은 이 학생의 여성 시설 사용에 대해 항의하는 주민들이 학교 앞에서 진을 치고 시위를 벌였다.

150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교 운동장에 모여 이 학교에 재학 중인 라일라 페리(17)가 여학생 탈의실·화장실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것에 큰 불만을 나타내고 학교 측이 그에게 남녀 공용 화장실을 사용토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시위는 페리가 학교 여자 화장실을 쓸 권리가 있냐는 점을 두고 학교 위원회의 토론이 있은 후 일어났다.

안전을 우려한 학교 선생님들의 권유로 페리는 시위 중 문을 잠근 채 교장실에 머물렀다.

남자로 태어난 페리는 4년 전부터 자신의 성 정체성이 여자에 가깝다는 것을 느꼈다.

더는 ‘남자’인 척하기 싫던 그는 고교 2학년이던 작년 중반 성 전환자임을 공개로 선언하고 나서 여성용 가발과 옷을 착용하고 화장도 했다.

아울러 올해 새 학기 개강을 앞둔 지난달 13일에는 학교 관계자에게 남녀공용 화장실 대신 여자 화장실과 탈의실을 사용하고 싶다고 말해 허락을 받았다.

학교 측은 ‘학생은 그들의 성 정체성에 따라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는 미국 교육부 산하 민권부서의 지침에 따라 페리의 주장을 수용했다.

그러나 페리가 완전한 여성으로의 변신으로 인식되는 성 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게 문제가 됐다.

학교 측의 결정에 반발한 학부형과 주민 200명이 지난달 27일 학교 이사회장에 몰려와 불만을 토로한 바람에 이사회는 파행을 겪었다.

탈의실에서 페리가 ‘온전한 남자’임을 목격한 여학생들이 고충을 토로하자 이 지역 변호사인 데릭 굿은 기독교 단체와 힘을 합쳐 학생들이 생물학적인 성 구분에 기초해 화장실을 따로 사용하거나 남녀공용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하는 새 지침을 학교 측에 제안했다.

제프 차일즈라는 남성은 자신의 픽업트럭 뒤에 ‘여학생의 권리도 중요하다’는 구호를 페인트로 칠하고 이날 집회에 참석해 “(남성이 여학생 시설을 이용하는 것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분개했다.

페리는 이에 대해 “(여학생들이) 불편하다고 하는데 나는 전혀 믿지 않는다. 이 문제는 순전히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학부형과 동료 학생들의 거센 반발에도 페리는 “성전환자이기 때문에 격리되는 것은 싫다”면서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자신의 성 정체성이 지역 사회의 문제로 대두한 이래 학교에서 탈의실을 사용을 피하려고 체육 수업을 받지 않고 학교 내 화장실도 되도록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페리를 옹호하는 소수의 여학생 친구들은 더 나은 삶을 선택한 페리의 결정과 용기를 존중하면서 그를 차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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