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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한중수교 25주년 중 기념행사 썰렁

반쪽짜리 한중수교 25주년 중 기념행사 썰렁

기사승인 2017. 08. 2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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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행사로는 처음 열렸으나 예상대로 분위기 나빠
역시 예상대로였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에 따른 한중 갈등이 풀리지 않은 뒤숭숭한 속에서 23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측의 한중수교 25주년 기념행사는 진짜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 한마디로 아직까지 냉랭한 양국 관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해도 좋았다.

주중 한국 대사관 고위 관계자의 이날 전언에 따르면 무엇보다 중국 대외우호협회 주관으로 베이징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한중수교 25주년 기념 리셉션’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번 행사 주빈의 격이 크게 떨어졌다. 천주(陳竺)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고위직의 귀빈일 정도였다. 기타 중국 참석자들의 면면 역시 초라했다. 차오웨이저우(曹衛洲) 전인대 외사위 부주임, 왕야쥔(王亞軍)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 부장조리, 천하이(陳海)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 등이 두드러졌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국가부주석 자격으로 참석했던 2012년 한중 수교 20주년 행사를 상기할 경우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기념행사
한중수교 25주년 기념행사에 입장하는 김장수 주중 한국 대사와 천주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베이징=중국 언론사 특파원단.
게다가 이날 행사는 별다른 축하 공연 등도 없었다. 그저 행사 시작과 함께 귀빈 소개, 양국 국가를 제창한 다음 천주 부위원장과 김장수 대사의 축사가 이어졌을 뿐이다. 이후에는 곧바로 만찬에 들어가면서 1시간 반 동안에 행사가 끝나버렸다. 25주년 수교 기념행사라는 훈훈한 분위기와는 완전히 거리가 멀었다.

그럼에도 천주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한중 양국은 그동안 이룩한 성과를 귀중히 여겨야 한다. 중국은 한국과 맺은 관계를 매우 중요시할 뿐 아니라 한국과 더불어 공동 발전하고 세계 평화와 번영의 파트너가 되고 싶다”는 립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물론 그는 “한중 관계는 지금 중요한 시기에 처해 있다. 모두 아는 이유로 양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우리는 이런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뼈 있는 한마디도 분명히 했다.

김장수 주중 한국 대사는 이에 대해 축사에서 “최근 양국이 당면한 현안은 함께 노력하기에 따라서는 더욱 성숙한 한중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유구한 교류의 역사를 가진 한중 관계가 크게 흔들려서는 안 된다”면서 원론적인 말을 토로했다. 이어 “지자구동 우자구이(智者求同 愚者求異·현명한 자는 서로 같은 것을 추구하고 우둔한 자는 서로 다른 것을 추구한다)라는 성어처럼 서로 소통하려는 노력을 통해 현재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양국 관계가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썰렁했다. 알맹이는 하나도 없는 말의 성찬 행사였다는 말이 참석자들 사이에 돈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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