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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적자는↑ 외환보유고는↓…파키스탄 또다시 ‘IMF 구제금융’ 위기

경상적자는↑ 외환보유고는↓…파키스탄 또다시 ‘IMF 구제금융’ 위기

기사승인 2017. 12. 1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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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KISTAN ECONOMY <YONHAP NO-7445> (EPA)
사진출처=EPA, 연합
파키스탄이 또다시 국제통화금융(IMF)의 구제 금융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파키스탄의 외환보유고는 올 한해 29%나 줄어들면서 지난 10월 말 기준 126억 달러(약 13조 7130억 원)까지 떨어졌으며, 경상수지적자는 계속해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태국 아시아타임스는 17일 파키스탄 정부가 IMF에 또 한 번 구제금융을 받는 방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은 1988년 이후 12차례나 IMF의 문을 두드렸으며, 지난해 9월에야 겨우 IMF 구제금융의 늪에서 벗어난 바 있다.

이번에 파키스탄이 또다시 IMF의 구제금융을 받게 될 경우, IMF는 우선 파키스탄 화폐를 평가절하(일국의 통화의 대외가치를 인하하는 것)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8일 파키스탄 중앙은행(SBP)는 환율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타리크 바즈와 SBP 총재는 지난 13일 파키스탄 경제학자들의 모임 ‘PSDE’에서 가진 연설에서 “이제부터 환율은 ‘시장의 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면서 “우리의 목표는 환율이 ‘균형상태(이퀼리브리엄)’를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SBP의 규제 완화는 은행간·시중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하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미국 달러화 대비 파키스탄 루피의 환율은 5% 이상 하락했다.

IMF는 파키스탄 루피의 평가절하를 정책적인 수준에서 계속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화폐를 평가절하 하면 당사국의 수출상품의 외화표시 가격이 그만큼 내려가므로 수출이 신장되고 반대로 수입은 감소하는 결과를 낳는다. 때문에 지속적인 국제수지 적자로 고민하는 나라들이 적자를 시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평가절하를 하는 경우가 많다.

파키스탄은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중국-파키스탄 경제 회랑(CPEC)’ 사업에 참여하면서 그 결과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량이 갈수록 늘어나고 무역 적자가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수입량 증가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경상수지 적자가 갈수록 커지고 있고 이는 결국 국가의 외환보유액 고갈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말 파키스탄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지탱하기 위해 수쿠크(이슬람 국가들이 발행하는 채권으로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투자자들은 이자가 아닌 배당금으로 수익을 배분받음)와 유로본드(한 나라의 차입자가 외국에서 제3국 통화표시로 발행하는 채권)를 통해 각각 5.6%, 6.8%의 이율로 25억 달러를 끌어모았다. 그러면서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채권 발행이 “글로벌 투자자들이 파키스탄 경제에 보여주는 압도적 신뢰를 반영한다”고 주장했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이다.

파키스탄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는 이미 지난 8월 SPB가 ‘통화 스와프 협정’이라는 명목 하에 시중 상업은행들로부터 58억 1000만 달러(약 6조 3224억 원)의 돈을 융통하면서 드러난 바 있다. SPB는 이를 통해 외환보유고를 개선하고 통화를 안정화 시키고자 했다. 이 조치 이전 파키스탄의 실질 외환보유액은 67억 9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본사를 둔 외환업체의 한 중역은 매체에 “SBP는 이와 관련한 언론 보도를 부인하지 않고 있으며, 파키스탄 정부도 경제가 잘못되고 있다는 우려와 논란에 대한 어떠한 소명자료도 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키스탄의 외환보유고 상황이 특히 심각하다면서 세계은행(WB)의 지난 10월 분석 결과 파키스탄이 올 회계연도(내년 6월 30일 종료) 동안 부채상환과 경상수지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170억 달러(약 18조 5160억 원)를 외부 조달해야 한다고 밝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중역은 “파키스탄 정부가 과연 어떻게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것인지가 설명 돼야 할 것”이라면서 만일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게 될 경우 한동안 국민들의 고통은 필연적으로 뒤따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IMF가 고려할 것으로 보이는 화폐의 평가절하는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수 밖에 없기 때문.

이어 그는 “어떠한 미봉책으로도 현재 파키스탄이 지고 있는 144억 달러(약 15조 6802억 원)의 재정적자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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