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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모델하우스 거품 빼기 나선다

건설사, 모델하우스 거품 빼기 나선다

기사승인 2008. 09. 2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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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예산에 비해 실수요자 발길 뜸해 제 기능 상실
-연간 운영비 10억원…분양기간 연장에 유지비도 ‘부담’
-상설전시관ㆍ중소업체 공동 모델하우스 이용 유리할 것

모델하우스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건설사들의 해법 찾기가 한창이다.

요즘처럼 분양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델하우스 운영에 들어가는 막대한 예산에 비해 찾아오는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뜸해 고급스러운 모델하우스 자체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부동산시장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택 건설사들이 호화스럽게 꾸며지는 모델하우스 거품빼기에 나섰다.

실제로 A업체는 막대한 모델하우스 운영비 부담을 덜기 위해 입주가 1년 남짓 남아있는 모델하우스를 철거했다.

매달 임대료와 운영비는 물론 여름철 냉방비만 해도 수천만 원이 훌쩍 넘는데다 찾아오는 손님들까지 끊어지면서 썰렁함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건설사들의 신규 분양이 거의 없다 보니 수도권 요지의 모델하우스 부지 곳곳은 한산한 분위기고 외곽지역의 모델하우스는 기존 업체가 빠져나간 후 새로 부지를 빌리겠다는 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문이 굳게 닫힌 채 방치되고 있다.

특히 서울시내 요지에 대규모 주택문화관을 잇따라 건립했던 대형 건설업체들도 신규 사업이 크게 줄어들면서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목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웃돈까지 주고 부지경쟁에 나섰던 주택건설업계의 움직임도 이젠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A사 분양 소장 관계자는 “좋은 위치를 선점해 분양실적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모델하우스를 요지에 구하다 보니 연간 운영비가 대략 8~10억원은 거뜬히 들어간다”며 “최근엔 분양기간도 꽤 길게 연장되는 바람에 3개월이면 마감하던 것이 1년 넘게 유지되고 있어 유지비에서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푸념했다.

지난 3월부터 타운하우스를 분양 중인 분양대행사 한 관계자도 “모델하우스에 들어가는 과도한 경비를 줄이고자 손님들을 상대하는 직원들을 몇 명 줄이는 정도로 절감책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건설사 관계자들은 모델하우스 경비를 줄인다는 것이 분양실적에 영향을 미칠지 몰라 매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분양물량이 많은 업체일수록 모델하우스가 고급화되는 추세였지만 최근 들어선 계약자 및 지역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자제하는 등 모델하우스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있는 추세”라며 “그래도 이 사실이 분양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까 모두들 ‘쉬쉬’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모델하우스 비용을 아낌으로써 건축원가를 절약할 수 있어 결국 입주자에게 혜택을 돌아가게 한다는 면에서 모델하우스 비용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이어 “분양횟수가 적은 업체는 기존 건물을 활용한다거나 지자체별로 분양주택전시관을 이용하는 전략이 유용할 것”이라며 “모델하우스 규모를 축소하는 것보다 실수요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분양 상품 개발이 우선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선임연구위원은 “모델하우스는 소비자가 살 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는데 그 의미를 다해야 하고 불필요한 확대포장으로 괜한 오해를 사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대기업의 경우 상설전시관을 모델하우스로 이용하고 중소업체는 공동으로 모델하우스를 마련해 사용하는 것이 비용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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