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ㆍ부동산 PF시장 ‘잔치는 끝났다’

기사승인 2008. 10. 0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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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 개발사업 ‘개점휴업’
-증권사도 ‘돈줄 말라’…투자심의 연거푸 퇴짜
-사업성 부족 및 금융위기…사업추진 ‘걸림돌’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요? 이제 잔치는 끝났습니다.”

9월 위기설의 상흔이 채 가시기전에 터진 미국발(發) 금융위기 여파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개발사업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최근 들어 은행권이 유동성 부족으로 신규투자를 중단한데 이어, 국내 부동산개발 금융시장까지 된서리를 맞으면서 건설ㆍ부동산 프로젝트로 유입되던 자금마저 끊기는 상황으로 전락해버리고 만 것이다.

여기에 오는 11월 대형 PF의 자금 상황이 몰려 있는 것으로 파악돼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금융위기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중견건설사들을 궁지로 몰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건설업체들이 주택시장 침체를 극복할 대안으로 앞 다퉈 진행했던 PF 개발사업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PF시장을 주도했던 건설사 대부분이 내부적으로 신규 수주를 자제하는 방향으로 경영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오랜 시간 준비해왔던 대형 개발사업에서도 속속 ‘발빼기’ 수순에 나설 태세다.

실제로 지난 6월 은평뉴타운 중심사업지 개발사업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연거푸 수주한 현대건설은 신규 수주를 자제한다는 경영방침에 따라 당분간 공모형 개발사업을 자제하기로 했다. 대신 건축사업본부내 사업 추진팀을 확대 개편해 기수주한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고자 프로젝트별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어 집중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포스코건설은 투자금액이 일정선을 넘으면 수주를 자제한다는 ‘개발사업 총량제’ 방침을 내부적으로 도입한 후 그간 준비해왔던 광교비즈니스파크 사업도 사업성 부족과 금융환경 변화를 이유로 불참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SK건설 또한 수익성을 갖춘 공모형 PF사업이 나오기 힘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당분간 공모형 사업에 참가하지 않고 기존 사업의 리스크 관리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현재 공모형 PF 등 대형 개발사업에 대한 업계의 열기가 급속히 식어가고 있다”며 “최상위급 프로젝트가 아니고서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당분간 신규 사업을 기피할 듯 보인다”고 업계의 냉랭한 분위기를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업자 공모가 진행 중인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을 포함해 연내 공모가 예정돼 있는 한강신도시 수변공간ㆍ오산세교 중심상업지ㆍ인천 구월동 농수산물센터 이전프로젝트에 대한 건설업계의 관심이 싸늘해 유찰될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투자심의를 쉽게 통과했던 프로젝트들마저 금융시장의 신용경색과 사업 리스크 증대 등의 이유로 번번이 투자심의에서 퇴짜를 맞고 있다”며 “신규 프로젝트 사업은 자금시장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권 PF 담당자는 “국내 금융기관 대부분이 미래 유동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면서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선별하다보니 사업계획서를 살피고 사업성을 분석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투자에 신중한다는 뜻이지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자체를 중단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주택산업연구원 정성훈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은행권에서도 보수적인 운영방침으로 자본금 대비 대출을 적게 해주면서 신규 대출과 함께 신규 사업이 함께 막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한 후 “자금조달 원천인 은행권이 신규투자를 늘리는 동시에 부동산 관련 제도와 세재를 함께 완화시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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