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대한민국은 세일중

대한민국은 세일중

기사승인 2008. 11. 25. 18:3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찾아 오는 구경꾼조차 별로 없는데도 사방이 온통 매물(賣物)로 넘쳐 나고 있다.
불황의 초입에 막 들어 선 대한민국은 지금 '바겐세일' 중이다. 아직 불황의 끝을 가늠하기조차 힘들어 세일 기간이 언제 끝날 지도 모른다.

25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국내 자동차 회사의 전시장.
아침 8시 일치감치 문을 열었건만 오전 내내 찾은 손님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점심 시간이 돼서야 식사를 마친 회사원 몇 명이 함께 들어와 새로 나온 차종을 흘낏 살필 뿐이다. 영업 사원이 다가와 브로셔를 건네지만, 이들은 점잖게 사양한다.

이 영업사원은 이달 들어 단 한대의 차도 못 팔았다고 하소연한다. 평소에는 한달에 최소 서너대는 팔았다.

그는 "차종에 따라 최고 200만원의 기본 할인은 물론, 수백만원의 재고차 추가 할인까지 내세우지만 손님들의 마음은 냉혹할 정도"라고 말했다.

수억원대에 이르는 아파트까지 세일 경쟁에 나섰다.
실제 지역 생활정보지에는 분양가보다 최소 1000만~2000만원 낮은 가격의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일부 지방에서는 20 ~ 30%의 이른바 '폭탄 세일'도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분양가 인하, 대출이자 지원, 발코니.섀시 설치 등 각종 혜택을 걸고 있으나 백약이 무효"라며 "이는 수요자들의 자금 사정이 안 좋은데다 앞으로 분양가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마따나, 이처럼 가격을 대폭 깎아도 팔리지 않는 이유로는 앞으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시장에 널리 퍼져 있다는 게 맨 먼저 꼽힌다. 경제학으론 디플레이션 우려로 표현된다. 미래의 자산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지금 당장 현금 지출을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현금 확보를 위해 부도기업의 공장용지, 기업들이 불필요한 사업 부문, 기업 보유 유휴 토지까지 매물에 나오는 등 지금 한국은 내일보다는 오늘 살아남기에 안간힘이다.

전우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 나라 경제도 미국, 유럽연합(EU) 등에 뒤이어 디플레이션 징후를 보이고 있다"며 "금리인하, 재정확대 등 정부 차원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