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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스마트폰과 스팸

[칼럼]스마트폰과 스팸

기사승인 2010. 04. 1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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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진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침해대응센터 본부장

가히 광풍이라 할 만한 열기다. 지금 우리는 스마트폰이라는 태풍을 눈으로 보고 또 몸으로 겪고 있다.

2009년 WIPI(국내 표준 모바일플랫폼) 의무화 정책 해제를 통해 외산폰의 국내진입이 용이해졌고, 애플사의 아이폰 출시로 마침내 봉인은 풀렸다.

최근 글로벌 IT 컨설팅업체인 ROA 그룹은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2.8%에서 2010년에는 18%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은 모바일 시장을 기존의 단말기 제조사,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자 등 공급자 위주 시장 에서, 사용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용자 중심 시장 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플랫폼은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다. 그런데 이 두 플랫폼은 폐쇄형 과 개방형 이라는 정반대의 정책을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성장세에 귀추가 주목된다.

아이폰은 보안 취약점 확인 등 엄격한 심사를 거쳐 자체 운영하는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공급한다. 반면 안드로이드는 애플리케이션을 오픈 마켓 형태로 운영한다.

즉 누구나 애플리케이션을 올릴 수 있되, 사후 평판을 통해 나쁜 애플리케이션은 퇴출된다. 그야말로 시장의 흐름에 맡겨두는 방식이다.

통상 보안은 개방환경에서 취약하지만 아이폰을 쓰면서 탈옥(jail break) 하는 사용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까지 감안한다면 전반적으로 스마트폰의 보안이슈가 큰 사회적 관심사인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위험은 악성코드 감염이다.

스마트폰은 3G, 와이파이 등 무선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악성코드 활동에 매우 취약하다. 금융정보나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것에서부터 기지국에 대한 DDoS 공격으로 통신마비까지도 불러올 수 있다.

인터넷 대란이 통신 대란으로 재현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스팸 측면에서도 악성코드 감염은 주요한 취약점이다. PC를 악성코드로 감염시켜 스팸메일 발송 숙주로 사용하는 것처럼 문자메시지(SMS)를 이용한 휴대전화스팸 전송도 가능하다.

이러한 일명 좀비폰 이 등장하면 좀비PC보다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악성코드라면 SMS 발송사실이 폰에 나타나지 않을 수 있고, 심지어 발송이력까지 지울 수 있다고 한다.

이메일과 달리 SMS 발송에는 비용이 부과되고, 이를 악성코드에 감염된 휴대폰 소유자가 부담하게 되기 때문에 사회문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1월부터 이통사들은 스팸 다량발송을 원천차단하기 위해 하루 SMS 발송량을 500통으로 제한하고 있다.

즉 다량의 스팸을 발송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휴대전화번호가 필요한 셈이다. 지금까지는 이를 대포폰을 통해 조달해왔으나, 앞으로는 좀비폰으로 보다 손쉽게 타인의 폰을 원격조정해 스팸을 발송하게 될지 모른다.

스팸은 규제가 적고, 비용이 낮으며, 새로 생긴 서비스 시장을 찾아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규제당국은 이제 막 대중화 길목에 들어선 스마트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2월, 방통위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의심스러운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하지 않기 등 스마트폰 이용자 10대 안전수칙 을 발표했다. 초기에 악성코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면 스마트폰이 스팸발송 도구의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다.

한편 스팸수신자 입장에서 스마트폰은 스팸신고 기능이 없고 필터링 기능이 부족하다는 사용자들의 불만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통사들은 지능형 필터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외산폰에서 스팸신고나 필터링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이런 서비스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스스로 스팸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단말기 단에서의 스팸대응 기능은 필요하다. 별도의 서비스 신청 없이 단말기에서 특정 단어나 번호를 필터링할 수 있도록 설정하고, 간단한 버튼조작으로 스팸신고가 가능한 국산폰에 비해 이런 기능이 없는 폰 사용자들의 불편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외국기업 여부를 막론하고 단말기 제조사는 자사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여 고객편의를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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