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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스마트폰 혁명, 여성에게 유리한 생태계를 열다 +사진

[칼럼]스마트폰 혁명, 여성에게 유리한 생태계를 열다 +사진

기사승인 2010. 05. 1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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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

IT(정보기술)가 주도하는 이 변혁 속에서 길을 잃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사실 IT보다는 우리나라가 가부장적 사회 문화이기에 이 변화가 더 충격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소프트웨어가 성 격차를 없애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여성에게 좀더 많은 가능성과 기회를 준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1990년대 초반부터 IT 기업에 여성이 다수 진출했다. 맥 휘트먼 전 이베이 CEO,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패커드 CEO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들은 여성 특유의 프레젠테이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났다고 생각한다.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지만 IT 분야에서는 오히려 여성이 할 일이 많아진다. 대기업 중심의 구조가 바뀌는 핵심은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의 플랫폼이다. 이제까지 컨트롤할 수 있는 건 대기업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평평한(flatness) 구조, 대등한 관계로 가기 때문에 상황이 변했다. 애플이나 구글이 개방성을 체질화해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어 버린 덕택이다. 즉 플랫폼만 만들고 콘텐츠는 건드리지 않았기에 마켓 플레이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기획과 아이디어가 중요한 구조로 가기에 여성들의 할 일이 늘어날 것은 자명하다.

한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는 기술자 수십 명이 필요한 게 아니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기술력 있는 사람과 같이 사업하면 된다. 소셜 네트워크 상에 아이디어의 일부를 올리면 저 멀리 인도에서 공학도가 함께 일하자고 연락해오는 세상이다. 문제는 이를 실현하려는 뜻과 의지다. 그만큼 기술의 장벽이 없어지는 추세다. 이제까지 휴대전화 안에 소프트웨어를 넣는 게 어려웠지, 이 단계를 넘은 이상 더이상 어려울 게 없다. 결국 기술을 찾아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건 자신의 몫이다.

얼마 전까지 노하우(know-how)보다 노웨어(know-where)가 더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이 저장해둔 정보는 별로 큰 의미가 없다. 흐름을 파악하는게 더 중요해졌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정보 때문에 이제 대학에서 교수가 학생의 리포트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인터넷에서 가져온 아름다운 문장들과 로직을 리포트에 썼는지 여부를 가리는 것이 됐다. 이미 수년 전 미국 대학생들은 졸업할 때 “Thank you, Wiki(위키피디아)!”라고 외쳤다. 인터넷 1세대가 포털에 지식들을 올렸을 땐 검증이 안 돼 틀린 것이 많았지만, 요즘은 점점 깊이 파고들어 전문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 과정을 거쳐 전문화 사회로 가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 더해 바야흐로 스마트폰을 주축으로 생활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왜 ‘스마트’인가. 내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고 움직임도 감지하며, 볼 수도 있고 인식도 하며 소리도 듣는다. 냄새 나는 것만 빼고는 감각을 모두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이 터치로 이루어진다.

컴퓨터와 친하지 않았던 여성에게는 큰 장애물이 제거된 셈이다. 종전 컴퓨터가 남성의 전유물이었다면 스마트폰은 여성에게 더 유리한 생태환경을 열어줄 것이다. 퍼스널 디바이스, 즉 인간적인 제품이 되면서 더 많은 소셜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을 잘할 수 있는 여성이 주축이 될 것이다. 특히 자신이 가진 역량을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는 기업 조직에서는 여성의 강점을 살려 소프트하고 정확하고 논리적인 부분에 집중하면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다. 스마트폰은 그런 점에서도 혁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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